2009년을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표현하면 소의 해 ' 기축년(己丑) '이다. 육십갑자는 10간(干)과 12지(支)를 결합한 것이며 10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이고, 12지는 자(子·쥐)·축(丑·소)·인(寅·호랑이)·묘(卯·토끼)·진(辰·용)·사(巳·뱀)·오(午·말)·미(未·양)·신(申·원숭이)·유(酉·닭)·술(戌·개)·해(亥·돼지)를 일컫는다.
'육십갑자'의 결합방법은 10간의 첫째인 갑과 12지의 첫째인 자를 붙여서 갑자를 얻고, 그 둘째인 을과 축을 합해 을축을 얻는 식. 이런 방법으로 하나씩 결합하다 보면 마지막 계해까지 모두 60개가 나오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끝없이 반복하게 된다. 즉 2009년 기축년은 2069년에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며 이렇게 10간과 12지를 하나씩 붙여 만든 60개 전부를 '육십갑자'라 통칭하는 것.
그렇다면 10간과 12지, 육십갑자는 언제 어떻게 유래했을까. 역사기록상 육십갑자가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정확하게 알 길이 없지만 중국 한족(漢族)으로부터 12지가 발생했다는 게 정설이다. 처음에는 단지 별 모양을 모방한 것에 불과했지만 점차 시간적 관념을 나타내는 12개월의 부호로 쓰였다는 것. 이런 12지가 10간과 만난 건 지금으로부터 약 3천년 전으로 추정된다. 10간은 점술이 발달했던 고대 중국 왕조에서 한달을 3으로 나눠 10일로 표현한 데서 나왔으며 당시 갑골문에는 12지와 10간 글자를 아래 위로 맞추어 사용한 흔적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10간과 12지를 배합해 육십갑자가 합성된 것은 그 후로도 상당한 연대가 지난 때였다. 기원전 105년의 중국 한대(漢代)에 이르러서야 병자년(丙子年)이라는 연대 표기가 처음 발견된 것.
이런 10간·12지와 육십갑자는 통일신라 시대 이후 한반도로 건너와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 결합한 뒤 연대 표기에는 물론 만물의 길흉을 판단하는데 널리 쓰였다. 사람의 성질과 운세를 점치기도 하고, 나날의 길흉과 방위를 선택하는 주요 수단이 돼 온 것. 이로 인해 범띠인 사람은 성질이 거칠다거나 소띠는 느긋하다는 등의 속설을 낳았고, '병(丙)은 화(火)이고 오(午)도 화이므로 화에 화가 겹쳤다'는 오행설에 따라 ' 병오생(丙午生) 여성은 성격이 거칠고 남편을 짓밟는다'는 등의 미신을 낳기도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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