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 수면시간은 세계서 가장 짧아
우리나라 아이들이 공부 및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수면 시간이 가장 짧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잠을 더 자는 아이일수록 학업 만족도가 높았고 비만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영남대병원 서완석·구본훈, 대구가톨릭대병원 이종훈, 포천중문의대 구미차병원 성형모씨 등 정신과 교수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지난 한 해 동안 대구 초교생(만 7~12세) 3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연구 논문에서 나왔다. 국내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수면 시간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며 이 논문은 올해 중 미국소아과학회 연구 논문집인 '소아과학'에 게재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수면시간이 제일 짧은 이유는?=한국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점차적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데 7세의 경우 9시간이었으나 12세의 경우 8.2시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은 다른 나라 아이들에 비해 평균 0.5~1.5시간 정도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세의 경우 스위스 평균 9.6시간, 이스라엘 9시간 등으로 나타나 한국 아이들보다 1시간 정도 더 자고 있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8~11세)도 우리나라에 비해 각각 0.3~0.9시간 정도 수면 시간이 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아이들의 짧은 수면 시간은 잠자리에 드는 시각이 더 늦기 때문인데 학습 및 TV 시청, 인터넷 사용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 아이들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고 상대적으로 인터넷 게임을 더 많이 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8시간 미만의 잠을 자는 만성 수면 부족 아동의 경우 7세는 4.3%에 불과했지만 12세엔 25%로 급격히 증가할 정도로 한국의 아이들은 밤 시간을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수면 시간과 학업 만족도·건강과의 상관관계는?=상대적으로 수면시간이 길수록 학업 만족도가 높았다. 학업 만족도가 높은 학생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8.74시간이었으나 학업 만족도가 낮은 학생은 8.34시간으로 분석됐다. 부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자녀에 대한 학업 만족도가 낮을수록 자녀가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나타나, 똑같은 결과를 보였다. 결국 학업 만족도가 낮은 아이들은 잠을 자야 할 시간에 TV, 인터넷 등에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아이들의 신체가 건강하고 비만도가 적을수록 잠을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몸무게/키의 제곱)가 평균인 17 이하 아동의 수면 시간이 평균 8.8시간, 17 이상의 아동은 8.6시간으로 조사됐다.
영남대병원 서완석 교수는 "수면은 성장하는 아이들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생리 과정으로, 수면이 부족한 아이의 경우 신체적 질병 및 심리적 불안정성, 학습 및 성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소아기에 수면이 부족하면 성인이 돼서도 같은 습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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