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팔음산 포도영농법인의 성공 비결은?

입력 2009-01-06 06:00:00

▲ 철저한 관리로 전국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고 있는 팔음산포도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철저한 관리로 전국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고 있는 팔음산포도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상주시 화동면지역에서 생산하는 팔음산 포도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최고의 가격을 받는다. 포도농사에는 모두 내로라는 박사급인 작목반원들이 철저한 품질관리와 함께 팔음산 포도만의 차별화를 위한 명품만들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 작목반은 지난해 '팔음산포도 영농법인'으로 승격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어수선할 법도 하지만 화동면 팔음산포도 회원들은 지난달 12월 30일에도 마라톤 회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회의는 점심도 건너뛴 채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이춘복(59) 영농법인 대표는 "어떻게 하면 포도 품질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두고 농사비법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고 영농법인 운영에 관한 문제들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귀띔했다. 이런 회의는 한 달에 거의 두 번꼴로 열린다.

팔음산포도는 화동면 전역 370농가에서 262ha를 재배하며 이 가운데 절반이 친환경재배로 생산한다. 전국에서도 이같은 집단 친환경 인증 획득은 드물다. 지난해에는 모두 150억원의 소득을 올렸으며 회원들의 평균소득도 4천285만원에 이른다.

1억원이 넘는 고소득 농가도 수두룩하다.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신현호(45) 부회장의 경우 2005년 첫 출하한 5kg용 한 상자에 18만원을 받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도 12만원을 받았다. 유명세를 타면서 요즘에는 젊은 귀농인들이 앞다투어 화동면으로 이주해오고 있다. 재배기술만 잘 익히면 고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팔음산포도의 차별성은 독특한 기술에 있다. 진창주(56) 감사는 "무조건 큰 송이를 만들지는 않는다. 한 송이에 75~85알(400g∼450g)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간 3회 이상 철저한 알솎기를 한다"고 말했다. 최영숙 화동면장은 "속까지 골고루 익게 만드는 기술은 아무도 흉내낼 수 없다"며 "농가마다 포도를 예술작품처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출하도 농협 계통출하 원칙을 지킨다. 밭떼기 매매는 물론 금지다. 출하 전에 회원들이 스스로 사전 검사를 갖고 무게와 당도, 포도알 개수, 색깔까지 철저하게 검증한다. 한 가지라도 규격에 미달하면 출하하지 못한다.

회원 한집마다 스스로 외부에 판매할 수 있는 수량도 1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규정들을 어기면 어김없이 퇴출이다. 한번 회원에서 제명당하면 평생 재가입을 못하도록 했다. 회원이 되지 못하면 그만큼 공동이익을 누릴 수 없어 모든 회원들이 규정을 엄수하고 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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