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대형소매점에 들러 '한보따리' 잔뜩 물건을 사가던 모습이 조금씩 변화를 겪고 있다.
기름값 폭등에다 물가 상승세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들러 조금씩, 필요한 것만 사오는 소비습관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10년간 대호황을 누려왔던 대형소매점보다 어느 정도 물건 구색을 갖췄으면서도 규모는 대형소매점보다는 다소 작은 '대형 슈퍼마켓형' 유통업체가 최근 매출을 늘리고 있다.
동아백화점이 운영하는 동아마트 수성점(대구 수성구 수성4가). 인근에 2천여가구의 아파트단지를 끼고 있는 이 곳은 올들어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전년 동기에 비해 올 1/4분기 매출신장률은 10.3%, 2/4분기는 11.0%였다. 3/4분기에는 더 커져 12.5%가 늘었다.
이 곳은 지난해말부터 유가가 폭등, 차를 타는 것이 부담스러운 손님들이 늘자 3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배달서비스를 했다. 손님들의 눈높이를 맞춰낸 것.
동아마트 수성점 김창한 점장은 "고객의 소비형태 변화에 맞춰 마케팅을 벌였다. 멀리 차를 타고 나가 카트 한가득 소비하는 행태가 꺾이고 물건 구색이 어느 정도 갖춰진 가까운 유통업체를 찾아 조금씩 자주 사는 소비행태가 일반화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소비패턴에 주목, '대형 슈퍼마켓'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대구경북지역에 이 17곳의 대형슈퍼마켓을 냈고, GS슈퍼마켓도 7곳,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벌써 6개나 된다.
대형소매점 중심으로 덩치를 키워온 홈플러스 경우 대형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출신장률이 최근 3, 4%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형소매점은 최근 추석의 경우,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6월말 대형소매점 판매액이 전달에 비해 7.6% 떨어지는 등 '불패의 판매 신화'를 만들어왔던 대형소매점의 위세가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대구시내 대형소매점 한 관계자는 "조금씩 사는 일본형 소비패턴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때문에 일본은 대형소매점 영업이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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