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게 했죠"
'책 잘 읽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의 저자 윤찬희(38)씨는 책 제목처럼 자녀에게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환경만 잘 조성해준다면 별도의 영어 교육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책 또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얻어진 자녀교육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 그녀를 직접 만나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봤다.
윤씨는 딸(초등학교 6학년) 영지를 낳은 뒤 가장 먼저 남편과 합의한 것이 있다. 집 안에 책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 똑똑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스스로 책과 친해지도록 분위기만 조성해주자는 거였다. "책을 장난감처럼 빨거나 갖고 놀게끔 했죠. 세살 정도 되니까 책을 스스로 읽고 글자도 쓰더라고요."
그렇다고 자녀를 그냥 지켜보진 않았다. 생활 단어 위주로 낱말카드를 만들어 벽에 붙이는가 하면 큰 종이를 방바닥에 깔아놓고 색연필이나 사인펜을 이용해 마음껏 낙서하도록 했다.
윤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아무 때나 보고 싶어할 때 책을 꺼내 읽어볼 수 있도록 책을 사주기로 했다. "우리 집은 별도의 적금이 없어요. 책을 사주는 걸로 아이에게 적금을 든다고 생각하죠.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아이의 모습이 재미있어 더욱 더 책을 사주게 되죠. 처음엔 창작이나 그림동화로 시작했다가 점점 명작이나 위인전, 역사뿐 아니라 영어책까지로 확대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나 둘 책이 쌓이다 보니 책장이 거실과 침실, 복도까지 점령했다. 책 권수만 얼핏 1만권 정도는 된다는 것. 윤씨 또한 평소 교육 관련 책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갖가지 교육법 중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취사선택하기 위해서다.
윤씨는 영어의 경우도 별도로 가르치지 않았다. 아이가 다른 한글 책처럼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니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것. "처음엔 읽은 책의 내용 위주로 영어로 대화했죠. 그러다 네살 때 우연히 길 가다 외국인을 만났어요. 딸아이가 그 외국인과 거리낌없이 일상 대화를 하더라고요. 그때 문득 책의 힘을 느꼈죠. 영어는 학원에 열심히 보내고 외국에 가야만 되는줄 알았거든요."
아이가 초교 5학년이 되자 윤씨는 영어는 어느 정도 습관화된 것 같아 중국어에 도전하기로 했다. 중국어 동요를 들려주거나 기초 중국어책을 사줬고 전화 중국어도 시작했다. 윤씨는 "영어와 어순이 같으니까 금세 중국어도 익숙해졌다"고 했다. 중국어의 기본인 한자도 억지로 외우게 하기보단 중국어로 된 책을 많이 접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다. 중국어도 중국인과 일상 대화가 되자, 윤씨는 욕심이 났다. 올해 1월부터 일본어를 익히도록 하고 있다.
그런 전철을 통해 아이는 이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 등 4개 국어가 가능하다. "세살 때부터 아이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다섯살 때부턴 영어와 한글로 번갈아 일기를 쓰더라고요. 이젠 4개국어로 번갈아 일기를 쓰는 수준에 이르렀죠."
윤씨는 자녀교육에 있어 결과를 바라보지 말고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윤씨는 "요즘 워낙 언론매체를 통해 성공사례가 많이 공개되다 보니 엄마들이 그 결과만을 좇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들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지 말고 하나하나의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독서도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 아이가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된 독서라는 것. "엄마들이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는 태도도 잘못된 것 같아요. 아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자체만으로도 성공이죠."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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