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 부작용 도 넘어/지역 균형발전이 해법 실마리
해마다 명절 때면 귀향과 귀가 인파로 극심한 교통체증의 몸살을 앓는다. 고향의 풍경을 떠올리며 다소 흥분된 기분으로 출발한 귀향길은 교통전쟁으로 짜증이 점점 늘면서 피로해지고 어느덧 들뜬 기분도 가라앉게 된다. 또한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교통체증이 두려워 귀향길로 떠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OECD 국가 중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나라가 우리 이외에 또 있을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전 국토의 0.4%에 불과한 서울에 전체인구의 20% 이상이 모여 살고, 불과 11%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지역에 인구의 48%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매년 20여만 명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사 온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지역발전에 있다.
우리가 야구나 축구나 핸드볼 같은 단체 종목의 경기를 할 때 우수선수 한 명으로는 불가능하고 적어도 스타플레이어 몇 명의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국가도 개발 초기단계에서는 한정된 자원으로 어느 한 제품 또는 한 지역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효과를 타 부문 또는 여타 지역으로 파급시키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적어도 몇 가지의 일류제품과 몇 군데 성장 거점이 필수적이다.
21세기 들어서는 국가경쟁력의 주체로서 지역혁신과 창조적 지역개발이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다. 서울은 지식 금융 기술중심의 첨단도시가 되어야 한다. 뉴욕이나 런던처럼 국제금융센터가 존재하고 독자적인 예술문화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창조적인 일류도시가 꿈이어야 한다. 수도권은 양적 팽창보다는 지식 기술 중심의 질적 발전이 이루어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발전해야 한다.
반면 지방은 지역특성에 기반한 경쟁력 있는 지역 창조를 통해 성장거점을 구축하여 인구가 늘어나는 꿈을 실현시켜야 한다. 그러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사람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할 자리가 있고,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역 산업이 발달되어야 한다. 지역의 작은 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어 모아졌을 때 국가경쟁력을 이끄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역특성에 부합한 산업을 육성하여 산업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창조적 지역발전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역 산업이 발전하면 자연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된다.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모여들고 소득도 창출된다. 성공적인 특성화사업은 낮은 소득의 적막한 농어촌 마을을 활기 차고 희망 넘치는 부자마을로 변모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지역의 사람이 떠나지 않게 하려면 의료 교육시설이 중요하다. 생활편의시설이 갖추어지지 못하고 단순히 고속도로 고속철도의 건설은 지방의 중소도시보다는 수도권을 오히려 더욱 팽창하게 만들 수도 있다. 지방에 가보면 도로 등 교통시설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으나 아플 때 안심하고 갈 수 있는 병원이 가까이 없고 자녀들의 장래가 달려있는 교육을 보장받을 수 없다.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게 하는 것은 일자리가 없고 일류 교육시설이 없기 때문이며, 노후에 귀향을 고려하는 많은 분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는 응급상황이 닥쳤을 때 제때에 고급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또한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뒷받침되어야 한다. 문화 체육 공연시설이 구비되어, 문화적인 혜택을 향유할 수 있고 관람과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여가시간, 노후에 즐길 수 있도록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21세기의 국가경쟁력과 삶의 중심은 특색 있는 지역이나 도시로 옮겨지고 있다. 우리도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하여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통합의 바탕 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은 세계 일류 도시로 만들고 수도권은 첨단 기술지식산업을 발전시키되, 지방에도 세계적인 창조도시가 몇 개는 나와야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 교통이 복잡하고 환경오염이 심한 곳보다는 공기 맑고 경치 좋은 지역에서 돈도 벌면서 생활의 불편함이 없이 자녀들의 교육도 걱정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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