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기 어수선함을 딛고 새 마음 새 뜻으로 미래를 위한 새 출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법과 질서를 지키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뉘앙스다. 25일 '당원동지에게 드리는 글'에서도 확연히 나타났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은 여론 지지율의 반등이다. 한때 7%대까지 떨어졌던 국정지지도가 12일 리서치앤드리서치 조사에서 28.5%를 기록했다. 23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24.1%, 2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22.7%를 나타냈다.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는 30%를 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 6개월 지지도로 여전히 최하이지만 반등세를 탔고 특히 '앞으로 잘할 것'이란 대답이 60%를 웃돌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주변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국회는 26일 정상화됐다. 국정 불신의 한 요인으로 꼽히던 KBS 사장 문제도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KBS 이사회가 25일 우여곡절 끝에 이병순 KBS비지니스 사장을 추천했고, KBS 노조는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고양된 국민 분위기도 호재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석에서 "올림픽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금메달 1개 딸 때마다 국정지지도가 3%씩 오른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지난 6개월은 이 대통령에게 '악몽'이었다.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 비판으로 시작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쓰나미'가 몰아치면서 이명박 정부는 허둥댔다. 유가급등 등 국제경제 위기도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잃어버린 6개월'이란 혹독한 비판이 나왔다.
자신감을 회복한 이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새 부동산 정책도 내놨다. 이달 중 2차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이어 ▷2단계 대학자율화 방안 ▷국가에너지 5개년계획을 발표하고, 다음달 ▷세제 개편안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등의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도 안정되고 있다. 1기 비서실은 소리만 요란하고 제역할을 하지 못했으나 2기 청와대는 조용하면서도 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경제가 여전히 어렵고 해외 경제 상황은 늘 가변적이다. 남북관계는 꽉 막혀 있다. 게다가 10년 좌파정권의 잔재를 쓸어내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개혁이 필수적인데 '낙하산 인사' 비판에 막혀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사장과 임원이 공석(空席)인 공기업이 허다하다. 그래서 "아직도 정권을 절반도 인수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권 성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올 연말까지 이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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