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혁신도시인 김천 남면에 건립되는 KTX 역사 명칭을 '김천역'으로 확정한 국토해양부는 그동안 이중적인 행정 태도로 역 명칭을 둘러싼 김천과 구미의 갈등을 증폭시킨 책임이 적지않다.
김천에 KTX 역사 건립을 발표한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국토해양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는 물론 한국철도공사와 KTX역사 건립 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도 보도자료 등 각종 홍보물에서 '김천·구미역'으로 표기를 해 왔다.
이에 따라 김천 입장에서는 지역내에 역이 소재하는 점을 들어 '김천역'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고, 구미지역에서는 KTX 이용객의 70% 수준이 구미시민인 점을 내세워 '김천·구미역'을 고수해 두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마찰과 갈등이 빚어진 것.
그러나 당시 건설교통부는 2003년 12월 김천시에 보낸 질의 회신 공문에서 '구미·상주·영동 등 고속철도 김천역 후보지의 이용권역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김천시 인근지역(구미를 지칭) 명칭을 함께 사용해 발표했다. 김천시 관내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역 명칭은 역 입지와 규모 등이 확정되면 김천역 또는 신김천역으로 결정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부기관이 내부적으로는 '김천역'이라는 입장을 정리해놓고 대외적으로 '김천·구미역'으로 표기해 두 지역 간 대립을 조장한 꼴이 됐다. 더욱이 지난 2006년 KTX 역사 건립비 분담 협의 때 역 명칭을 '김천·구미역'으로 결정하는 것을 전제로 15억원의 건립비용 분담을 수용한 구미시로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식의 국토해양부의 이중 플레이로 인해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처음부터 '김천역' 방침을 세웠으나 정치권에서 워낙 입김을 넣어 어쩔 수 없이 '김천·구미역'으로 표기해 온 것"이라며 정치권에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KTX 역사 명칭 결정 과정에서 공신력을 잃은 국토해양부가 구미지역의 반발을 잠재우고 차질없이 KTX 역사 건립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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