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불똥 野 "장외투쟁"…개원협상 올스톱 개점휴업
18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됐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정부의 쇠고기 고시 강행 발표로 야권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개원협상을 한 뼘도 진척시키지 못하는 등 첫날부터 '장기공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당장 29일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예방과 30일 홍준표 원내대표와의 첫 상견례 일정을 전격 취소하는 등 대여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5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개원국회 일정부터 파행이 예상되는 등 개점휴업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대 국회는 의회권력 교체=18대 국회는 10년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를 뒷받침하는 의회권력의 교체라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행정부에 이어 의회권력까지 보수세력이 장악하게 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지난 4·9총선에서 153석의 안정 과반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18석)과 친박무소속(12석), 친박연대(14석) 등과 힘을 합칠 경우, 개헌안을 비롯한 어떤 법안이든 처리할 수 있는 '숫자의 힘'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특히 개원협상과 더불어 친박인사들을 대거 복당시킬 경우, 한나라당은 선진당 등의 협력을 받지않고도 전 상임위를 장악할 수 있다. 적어도 국회가 이 대통령의 정책수행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구도다.
따라서 '경제살리기'를 화두로 삼은 집권여당은 18대 국회에서는 정치적 쟁점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의 제·개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쇠고기 고시 발표로 촉발된 여야관계 악화가 대화와 타협이란 의회정치 본연의 모습으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대 국회의 주요과제는=출범 100일도 안 된 정권을 위기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는 쇠고기 파동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현재 정국 흐름으로 보아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경색정국이 조기에 풀릴지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야 원내지도부가 비교적 합리적인 의회주의자라는 점에서 조기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초반에는 개원협상도 진척시키지 못하겠지만 고유가로 신음하고 있는 민생을 국회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을 무시하고 야권도 장외투쟁에만 몰두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이 원구성 협상과 연계하겠다고 밝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비준안 처리가 18대 국회 초반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과반의석을 기반으로 FTA비준안 처리를 서두르겠다는 자세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쉽지 않은 문제다.
개헌선에 육박하는 의석확보는 조기에 개헌논의에 불을 댕길 재료가 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논의만 무성하던 중임제와 내각제 개헌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정국은 급속도로 개헌론 정국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개헌 논의는 현행 선거구제 개편논의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8대 국회가 조기에 개헌론 등 정치적 쟁점을 꺼내들 경우, 고유가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방안 등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권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여권은 민생·개혁입법카드를 꺼내들면서 당분간은 집권초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 지원에 나서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방안과 연계된 혁신도시건설 논란에 대한 대안을 상반기 중에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18대 국회 초반 이명박 정부의 지방정책 역시 정부와 비수도권 간의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대형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4대 강 정비사업으로 '포장'을 바꾸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추진 여부도 18대 국회 초반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과반 의석을 앞세워 여권이 여론 설득작업과 함께 4대 강 정비사업에 대한 추진을 병행할 경우, 야권이 쇠고기 장외투쟁에 이어 강력한 대여투쟁을 벌일 태세여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혼란이 예상된다. 난제가 겹겹이 쌓여있는 18대 국회의 앞날에는 이같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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