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합니다] 서울 노원갑 현경병 당선자

입력 2008-05-26 07:00:00

계성고교 때 정치가의 꿈…"드디어 이뤘죠"

한나라당 현경병(44·서울 노원갑·사진) 당선자는 에너지가 넘쳤다. 어렵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7년 만에 사표를 던지고, 정치인이 되기 위해 가시밭길에 자신을 던졌다. 사표를 던진 후 16년 만에 꿈에 그리던 배지를 달았다. 이런 경력 때문인지 자신만의 삶의 방식에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났다.

그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지난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해양수산부에 근무하다가 92년 그만뒀다. 사업을 하면서 경제 기반을 갖춘 뒤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경기 과천·의왕에 출마를 했고, 4년 뒤에는 현재의 노원갑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으로 지역구에 올인, 이번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는 "처음부터 사무관까지만 공직에 근무할 생각이었다"며 "당초 계획보다 조금 빨리 사표를 냈을 뿐"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그는 대구 계성고 재학 때부터 정치가를 꿈꿨다고 한다. 행정고시도 정치인이 되기 위한 중간역이었던 셈이다.

그의 상대는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이었다. 386 운동권 출신으로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며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초반 인지도는 상대 후보와 크게 차이가 났지만 지난 4년 동안 치열하게 지역구를 관리한 덕분에 당선이 됐다고 했다. 그는 "다음 선거에서도 저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4년 동안 노원갑을 강남 못지 않은 지역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행정고시 공부를 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했다고 한다. 공부를 하면서 틈틈이 대한민국 발전 전략에 대해 메모를 했고, 92년 '한국인은 위대한 한국을 원한다'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그 후에도 꾸준히 책을 집필, 현재 5권까지 출판됐다. 그는 "정치를 하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공무원을 하면서 꾸준히 공부하고 틈틈이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노원갑 당협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도왔다. 그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라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았다"며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 제일 먼저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골프를 치지 않는다. 이유를 묻자 "지역구에 가 보면 정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골프를 칠 시간에 이들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치인은 골프를 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왜 고향인 영천이나 고교를 졸업한 대구에서 출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사나이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편하고 쉬운 길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었다는 것이다. 또 "내 식대로 살고 싶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대구나 경북을 도울 수 있으면 당연히 돕겠다"고 단언했다. 뿌리를 외면하는 사람은 결코 잘 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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