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마리 한우를 키우는 기업농 장경윤(54·상주시 공성면 거창리 혜성목장)씨. 그의 별명은 소박사다.
"소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출하해야 하는데….가격이 낮다고 출하시기를 놓치면 등급이 낮아져서 가격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지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요즘, 한우시장의 형태를 한마디로 평가한다. 그는 요즘 나라 전체가 광우병 논쟁에 휩싸이면서 한우시장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는것에 대해 걱정이다. "정부에서 사료값 폭등현상을 막지못하면 축산농가가 모두 죽습니다. 사료값을 낮추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한우를 비롯한 축산 농가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정부의 지원대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료가 소를 먹는 꼴이 되면 축사를 비워야지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장씨는 상주가 고향이다. 8남매의 다섯째. 지독한 가난이 지겨워 초교졸업 후 3일만에 무작정 상경했다. 영등포에서 가구기술을 배웠다. 18세때 점촌에 내려와 가구공장을 차렸다. 한때 호황을 누렸으나 1980년도 메이커가구가 쏟아지면서 더 이상 지탱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1985년에 낙향했다. 처음엔 공성면 금계리에서 소3마리로 시작했다. "그때는 소를 많이 키우지 않았던 때 였는데 나는 돈만 생기면 소를 샀지요."
6년만에 50두로 불어나면서 축사가 비좁아 산현리로 이전했다. 10년만에 15두로 불어났다. 지난해말 800두가 됐다. 3만3천여㎡(1만여평)의 농장에 축사만 1만여㎡(3천평)이다. 거대한 기업농이 된 것이다. 마침 아들 영환(30)씨가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하고 가업을 잇고있다. 영환씨는 요즘 새로운 축사를 짓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송아지를 구입하여 육우를 키워 출하하는 방식을 탈피, 직접 번식우를 생산하기 위해 암소 혈통관리를 내손으로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아버지가 수십년동안 해온 방식을 탈피하여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로서는 흐뭇하다. 장씨는 소값이 폭등하는것도 원하지 않는다. 일정한 시세를 유지해주는 것이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값이 폭등하면 송아지값도 폭등하기 때문에…. 송아지가격 안정세가 축산농가를 안정시키는 원동력이지요." 농촌의 부는 이제 축산에 달렸다고 장씨는 잘라 말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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