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의 역사는 길다. 임질은 인류의 시작과 일치할 정도이고, 매독은 1493년 콜럼버스 원정 때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전세계로 퍼졌다. 성병은 결핵, 나병과 더불어 3대 망국병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병과는 달리 발생빈도가 줄지 않고 있다. 지금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20세기 초까지도 매독만으로 목숨을 잃고 했다. 그러나 이젠 에이즈가 1970년대 말 미국과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생명을 앗아가는 현대판 문둥이 병이 되었다. 하나의 질병이 해결되면 또 다른 독종이 출현하듯이 세균성 질병보다는 바이러스 질환이 훨씬 무서운 시절이다. 요즘 한창 유행중인 조류인플루엔자도 장래에 어떻게 변형될지 걱정스러운 가운데 사람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단순한 성병인 임질에서 한때는 난치병인 매독을 거쳐 현재의 무서운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성병은 난잡한 성생활과 맞물려 새로운 유형의 난치성 질환을 야기 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콘돔이다. 중세기 유럽에서 유명한'카사노바'라는 제비족도 양이나 낙타가죽으로 만든 콘돔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피임기구로 알고 있는 콘돔의 애초의 목적은 성병예방이었다. 시대상황에 따라 콘돔을 홍보하는 방법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아직 광고나 포스터를 통해서 성병이나 에이즈 예방광고가 드문 편이나 유럽 국가는 사활을 걸고 국민을 계몽하고 있다. 성적으로 개방돼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섹스는 일상사라는 개념으로 벗은 몸을 대담하게 노출시키면서 콘돔을 들고 있는 직설적 광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금 청소년들의 성폭력문제로 온나라가 시끄러울 때, 이런 성 예방 광고는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도 이제는 좀더 노골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성병 예방과 성의 문란, 그리고 성폭력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지속적인 파트너와는 피임을 위해서, 위험한 관계에서는 성병이나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 콘돔을 해야한다. 남자의 음경에 씌워지는 작은 고무풍선 하나가 이 시대 성생활의 포커스가 되고 있다. 하나의 물건으로 두 가지 목적을 가진 콘돔은 이제 각 가정이나 각종 유흥업소에 비치해야 할 유용한 생활 필수품이다. 박철희(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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