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야기]유럽 와인

입력 2008-05-08 07:59:00

◇독일 와인

독일은 지중해 연안에 비해 한냉하고 습해 포도 작황이 좋지 않아 양질의 포도주 생산이 어려웠다. 그래서 특별한 포도 재배법과 수확방법을 연구한 끝에 늦 따기법으로 고급 포도주 생산국 대열에 합류했다. 중세시대 포도주 생산은 수도원이 독점하였는데, 포도 수확 또한 수도원장의 허락없이는 불가능했다. 당시 수도원장이 수도사 회의 참석을 위해 다른 지방에 머무르는 동안은 수확할 수 없었고, 수도원장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포도가 너무 익은 상태에서 얼고 녹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쭈글쭈글하게 변했다. 하는 수 없이 그 상태로 포도를 수확, 포도주를 담갔는데 그 맛이 전에 없이 좋은 포도주가 만들어진 것. 포도는 익어감에 따라 시고 떫은 맛이 사라지는데 늦따기 포도로 제조한 포도주는 당도가 높으면서도 동시에 공팡이로부터 유해한 향긋한 신맛이 그대로 남아 이상적인 포도주가 된 것. 독일와인은 최상급 품계(4종)의 와인을 포도 수확 당시 알갱이의 성숙도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한다. 당도(저→고)에 따라 카비넷·슈페트레제·아우스레제·베에른아우스레제·트로켄베에른아우스레제·아이스바인 등으로 나눈다. 테이블와인으론 란트바인과 타펠바인이 있다.

◇이탈리아 와인

이탈리아는 로마시대부터 와인의 종주국이었다. 거의 전역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와인의 생산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고, 품질 또한 우수하다. 와인 산지는 크게 북부·중부·남부 지방으로 나눈다. 와인산업의 긴 역사에 비해 산업환경규제는 매우 느슨한 편이었으나 1963년부터 프랑스의 AOC제도를 모방한 DOC제도를 도입한 후 고품질 포도주 생산이 본격화했다. 품계는 4등급으로 돼 있으며, 크게 테이블와인(Vino da tavola, IGT)과 고품질 와인으로 나눈다. DOC는 고품질 와인(또다른 하나는 DOCG)에 속한다. 주된 포도품종은 거의가 토종이지만 63년 발효된 와인관련 법령이 그리 엄격하지 못해 아직도 혼란한 부분이 있다. 그 역사나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만 프랑스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판매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정치적인 영향을 받았겠지만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국내·외적인 마케팅 활동이 늦게 시작된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요 와인 제품으로는 발폴리첼라·소아베·돌체또·산지오베제·네비올로·끼안디·바르바레스꼬·바롤로·브루넬로디몬딸치노 등이 있다. 대표적인 포도품종은 부르넬로이며, 삐에몬떼라는 지방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와인은 바롤로이다.

◇포르투갈 와인

포르투갈은 38만ha의 포도밭에서 연간 900만 헥토리터의 와인을 생산하는 세계에서 8번째 와인 생산국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다음으로 와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국에서 생산되지만 명품 생산지는 북부지역에 분포. 일찍부터 와인의 품질 보장을 위한 제도가 발전했는 데 1908년 오랜 전통을 지닌 '데지그나시옹 데 오리젬'이 법률로 제정된 이래 1986년 포르투갈이 EU의 멤버가 되면서 DOC제도로 발전, 오늘날 품계제도를 갖췄다. 품계를 DOC(최상급, 14개 지역), IPR(장차 DOC로 진입할 잠재성을 지닌 31개 지역에서 생산되며, 질좋은 와인으로 분류), Vinho Regional(프랑스의 뱅드빼이와 같은 수준), Vinho de mesa(테이블 와인) 등으로 나눈다. 대표 와인은 알코올 도수를 한결 높게(18~20도) 끌어올린 포티파이드 와인(fortified wine)인 포트(port) 와인이다. 발효가 진행되는 테이블 와인에 브랜디를 넣어 발효를 중단시켜 감미와 고알코올 도수에서 와인과 브랜디 혼합된 상태에서 숙성을 진행, 특유의 포트 와인을 얻게 된다. 신영휴(금복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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