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출신의 한나라당 이춘식(58) 비례대표 당선자는 이명박 정권 탄생의 숨은 공신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데다 조용한 성격 탓에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부각되진 않았지만, 그의 진가는 여러 곳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경선 때는 외부의 비선 조직 확장에 심혈을 기울였고 본선에 접어들어서는 특보단 부단장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이 대통령 측근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측근으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서울 강동구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 1995년 당시 지방선거 때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 맞붙었던 이 대통령을 도우면서 이 대통령과의 긴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같은 고향에다 포항중 후배였기 때문에 이 대통령을 돕는 것은 당연했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 주변에는 정치권에 밝은 인사들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이 당선자가 당시 이 대통령의 유일한 정치권 참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구 사대부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지난 81년 민정당 공채 1기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이 당선자는 당의 조직국장, 청년국장, 재정국장 등을 맡아 정치권에서 발이 넓다. 이런 인연으로 이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는 정무부시장까지 지냈다. 청와대 비서진 인선 당시 정무수석 기용설까지 나돈 것도 이 같은 폭넓은 대인관계 덕분이었다.
이 당선자는 의정활동 포부에 대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힘껏 도울 것"이라며 "대통령은 과거부터 실용주의자였고, 좌우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노선을 취했다. 그런 면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당직자 출신으로 정치인들을 옆에서 많이 지켜봤지만 실제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어떤 상임위원회를 맡을지도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안국포럼 출신 당선자들을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국회에서 앞장서서 뒷받침할 그룹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4일 안국포럼 출신인 이 당선자를 비롯해 정두언 의원, 김효재, 강승규, 정태근 당선자 등 10여명이 함께 만찬을 한 것을 두고 세력화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이 당선자는 "저녁 한번 먹은 것뿐인데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당분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경선과 대선에서는 눈코 뜰 새 없었지만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를 받은 덕분에 여유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선거 기간 평소 친분이 있던 후보들을 격려 방문하고 나니까 선거가 끝이 났더라"며 "대선에 비하면 정말 편하게 선거운동했다"고 말했다.
그의 친척들은 아직도 포항에 많이 살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 당선 후 바빠서 찾아뵙진 못했고 전화통화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교에 다닐 때는 포항인구가 5만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0만명의 대도시가 돼 옛날과는 너무 많이 달라졌다"며 "포항에 도움이 되는 일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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