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産 쇠고기도 곧 수입재개…한우농가들 분노

입력 2008-04-24 10:35:49

미국산에 이어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 협상도 조만간 재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우 농가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캐나다도 미국과 같은 시기에 소고기 위생조건 협상을 하자고 요청했다"며 "현재 개최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조만간 날짜와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산 소고기는 지난 2003년 5월 캐나다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면서 수입이 중단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캐나다 소고기 검역기술협의'에서 캐나다 측의 전면 개방 요구에 맞서 한국이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라는 원칙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상이 연령·부위 제한 철폐로 결정된 만큼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게 농민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캐나다가 미국과 함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아 계속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로부터 소고기 수입이 중단되기 직전인 지난 2002년의 경우 한국의 소고기 수입은 미국산이 18만6천630t으로 63.6%를 차지한 가운데 호주산(7만6천758t·26.2%), 뉴질랜드산(1만7천248t·5.9%), 캐나다산(1만1585t·3.9%) 순이었다.

캐나다산 소고기 수입 재개 방침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한우농가들은 "정부가 해도해도 너무한다.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전영한(56) 대구경북지회장은 24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결정에 전국 한우농가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캐나다산 소고기까지 수입이 재개되면 한우농가들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국내 한우농가들 씨를 말리려는 정부의 수작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격하락을 우려하는 축산농가들이 한꺼번에 소를 출하하면서 한우값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23일 기준 한우 암소(600kg)와 암송아지는 457만9천원과 173만7천원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가 결정된 지난 18일 472만6천원과 185만원에 비해 각각 10여만원씩 내렸다.

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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