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투표가 대구 572개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다양한 '표심(票心)'을 쏟아냈다.
정당을 보고 찍었다는 유권자들이 비교적 많았지만 인물을 봤다는 의견도 적잖았다. 중장년층과 젊은층 간에는 친박(親朴)정서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서구 내당2·3동 서구지체장애인복지관 투표소에서 만난 김성룡(66)씨는 "인물을 보고 뽑았다"며 "대선에서 박근혜가 이미 밥상을 다 차렸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숟가락만 들었을 뿐이다. 총선에서 박근혜를 그렇게 쉽게 배척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홍순연(64·여)씨도 "지난 총선에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해낸 것이 박근혜였는데 너무 쉽게 버림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텃밭인 달성군에서는 친박정서가 더욱 강했다. 달성군 화원중학교 투표소에 나온 최정덕(56·여)씨는 "친박연대가 살아남아야 박근혜가 살아남는 것 아니냐"고 했고, 천석암(58)씨도 "박근혜 후보를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친박정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수성구 황금1동 성동초등학교 투표소에 나온 한 30대 남성은 "솔직히 찍을 사람이 없었다"며 "친박연대나 이를 방조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 공천을 못 받은 사람들이 구실을 붙여 자기합리화를 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말했다. 박병국(56)씨는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친박연대도 필요하지만 수성구 발전을 이끌 인물을 찍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은솔(20·여)씨는 "친박연대는 한나라당 아류에 불과하다"고 했다.
중구 남산2동주민자치센터 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오기창(37)씨는 "대운하 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정당에 투표했다"며 "중·남구는 후보가 너무 많고 인물도 특색이 없어 정당을 보고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정길(65)씨는 "이명박 정부가 정책을 잘 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다. 10년간 좌파 정치에 큰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장성호(59·동구 입석동)씨는 "솔직히 투표를 안 하고 싶었다. 정책도 없고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친박연대에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조춘자(68·여)씨도 "당이 너무 많아서 다 기억도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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