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쇼핑몰, 막강 자본력으로 '유통업 공룡' 부상

입력 2008-02-11 09:28:44

거래액 15조, 90% 수도권으로

주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사이버쇼핑몰 시장이 유통의 주요 축으로 급성장하면서 지방의 소비자들을 빨아들이는 대형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세한 지역 사이버쇼핑몰들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며, 선전하는 쇼핑몰조차 서울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여기다 백화점 등 지역 유통업체들은 사이버쇼핑몰 성장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볼 뿐 뾰족한 대책이 없어 유통업 판도 변화가 지역 유통업계에 그늘을 드리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이버쇼핑몰 거래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5천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도 전년에 비해 17%가량 늘어난 15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이들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 사이버쇼핑몰들이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대구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의 사이버쇼핑몰 매출 현황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쉬메릭의 사이버쇼핑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은 300만 원으로, 2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급감했다. 지역의 다른 쇼핑몰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자본력을 갖췄다는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쇼핑몰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그나마 대구에 본사를 두고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곳이 동대문닷컴인데, 이 업체는 협력사가 늘어나면서 영업 환경이 뛰어난 서울로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사이버쇼핑몰들이 영업악조건에 허덕이는 가운데 전국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다 보니 사이버쇼핑몰 시장에서 지역 중소기업 제품들은 홍보나 마케팅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해 또 다른 지역 경제 침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 사이버쇼핑몰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 제품의 비중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영문 계명대 교수는 "사이버쇼핑몰이 발전하면 할수록 지역 경제는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더이상 늦기 전에 지역 경제계가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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