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합천 황매산

입력 2008-01-29 07:39:05

정상에 오르면 매화꽃 속 홀로 선 풍광

합천호 푸른 물 속에 산자락을 담그고 있는 형상이 마치 호수에 떠 있는 매화 같다고 해서 수중매로 불리는 황매산(1,108m)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이자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修道)를 행한 장소로서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이름붙여졌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는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또한 누구라도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여 예로부터 뜻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매년 5월이면 수십만㎡의 고원(황매평전)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홍빛의 철쭉은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정상을 향해 펼쳐진 기기묘묘한 형상을 한 암벽이 만물상인 양 널려 있어 이들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면 수석전시장을 걷는 듯하다. 황매봉을 중심으로 박쥐골, 노루바위, 국사봉, 효렴봉, 흔들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신선바위, 망건바위 등은 보는 이를 자연의 신비속으로 끌어들이며 아낌없는 찬사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수십만㎡의 고원에 깔리는 철쭉의 융단과 억새, 그리고 다섯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 남아 있는 영화 '단적비연수'의 촬영장(영화주제공원)에서는 또 다른 환상을 느낄 수 있으며,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웅석봉, 필봉산 그리고 왕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다. 산행은 대개 신촌마을에서 시작하지만 상법마을에서 출발해 신촌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황매산의 기암괴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코스여서 번잡함을 피해 나홀로 산행을 즐기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황매산에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곳은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모산재이다. 그 빼어난 자연전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모산재는 해발 767m의 암봉으로 삼라만상형의 기암괴석으로 형성되어 있어 어느 방면에서 쳐다봐도 아름다운 바위산 절경에 도취되어 한없이 오르게 만드는 곳이다. 순결하지 못한 사람이 바위틈에 들어가면 오므라들어 나올 수가 없다는 전설을 가진 순결바위도 있고, 임을 만나러 은하수를 건너다 그만 황매산에서 멈추고 말았다는 황포돛대바위도 있고, 이성계가 왕이 되기 위하여 천지신명에게 기도를 올렸다는 국사당도 있다. 또한 천하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무지개터의 시원하게 펼쳐진 전경은 황홀함 그 자체일 것이다.

모산재 밑 산자락에 속세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통일신라 천년고찰 영암사의 터(사적 제131호)도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 삼층석탑(보물 제480호), 영암사지귀부(보물 제489호) 등을 비롯하여 오도리 이팝나무(지방기념물 제13호)등 신라시대부터 이어진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천 년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위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쌍사자석등이다.

◆ 황매산에 대한 Q&A

▷황매평전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중생대 쥐라기의 대보조산운동으로 우리 나라는 심한 습곡과 단층 작용을 받으며 융기하였다. 이 때 고생대에서 중생대에 걸쳐 해저에서 퇴적된 지향사가 융기하여 육지화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침식 작용으로 인해 낮고 평탄해져 준평원 상태의 침식 평탄면이 널리 형성되었다. 그러다가 신생대 제3기에 있었던 요곡·단층·융기 운동으로 한반도는 동고서저의 비대칭적인 지형이 형성되었는데, 이를 경동지형이라 부른다. 이 때 한반도에 널리 분포하던 침식 평탄면이 융기하여 높은 산지 곳곳에 평탄면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게 되었다. 이를 고위평탄면이라 한다. 황매평전 또한 이러한 과정에 의해 탄생되었다.

▷황매산 정상부근 황매평전이 철쭉으로 유명한 이유는?

황매산 철쭉 산의 정상 부근은 초원으로 되어 있는 순한 산릉의 형태(황매평전)를 하고 있어 1970년대에 목초지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방목되는 젖소와 양의 먹성이 좋아 목초들이 새순을 내밀자마자 모조리 먹어치웠지만, 철쭉만은 독성이 강해서 입에 대지 않았다. 자연히 드넓은 초원에 철쭉만 남게 되었고, 곳곳에 마치 누군가 일부러 가꾸어 놓기라도 한 듯 철쭉 군락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황매산을 효의 산, 3무(無)의 산이라고 불려진다. 왜 그럴까?

황매산은 무학대사의 설화가 전하는 곳이다. 무학대사가 이 황매산으로 들어가 불법에 정성을 다했는데, 그때 무학대사의 어머니가 산을 오르내리며 자식 수발을 했다고 한다. 이 때 산에 땅가시와 칡넝쿨이 많아 어머니가 긁혀 넘어지고 뱀에 놀라고 하자, 무학대사가 산신령에게 100일 기도를 드려 황매산에 뱀과 땅가시 그리고 칡넝쿨을 없애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도 황매산에는 이 세 가지가 없다고 해서 삼무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황매산 주변에 이런 곳도 있어요.

▷가야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 남서쪽에 있는 해인사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제461호)인 장경판전 및 국보 70여 점을 봉안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1의 사찰로 대표적인 한국 사찰양식을 보여주는 절이다. 홍류동 계곡물을 따라 오르다 보면 약수암, 국일암, 지족암 등 15개 암자가 차례로 반기고 일주문, 봉황문, 해탈문을 지나니 국내 최초이자 비로자나 불상이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합천댐

영화 '올드보이'의 촬영지로 유명한 합천다목적댐은 낙동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7년간의 공사끝에 합천읍 북방 16㎞ 지점의 황강협곡에 건설한 높이 96m, 길이 472m, 체적 90만㎥의 콘크리트 중력식댐으로 기존의 댐과는 달리 지형상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연낙차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수로식 발전형식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으로 연간 2억 3천400만㎾h(1991)의 전력을 생산해 그 전량을 대구지역으로 송전한다. 부산, 울산, 온산, 마산, 창원, 진해 등 낙동강 하류지역은 합천호에서 연간 5억 9천900만t의 각종 용수를 공급받는다. 또한 연간 8천만t의 홍수조절능력도 갖추고 있다.

▷합천박물관과 옥전고분군(사적 제326호)

옥전고분군합천박물관 합천의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4년 12월 9일 개관한 쌍책면 합천박물관은 옆으로 황강이 흐르고 뒤로는 옥전고분군이 있는 고대 다라국 터에 자리잡고 있다. 유물은 가야시대 다라국의 지배자 묘역으로 알려진 옥전고분군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신석기, 청동기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합천의 유구한 역사를 알리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바람흔적 미술관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황매산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바람흔적 미술관'은 황매산의 전경을 가장 좋은 위치에서 볼 수 있다. 미술관 앞에 커다란 바람개비 22개가 바람에 몸을 맡겨 회전하고 있으며, 미술관은 1층이고 2층은 차 마시는 공간으로 미친차가 눈에 띈다. 이름만 들어서는 자칫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 뜻을 알고 보면 아름다울 미(美) 자에 친할 친(親)자를 쓴 좋은 뜻을 지닌 차이다. 8가지 몸에 좋은 한방재료를 달여 만든 '미친차'의 맛을 본 사람들은 "씁쓰레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참 다채롭고 오묘하다."고 이야기한다.

▷배티세일동굴(경남기념물 제70호)

사양리 대장교 마을 은방산 중턱에 위치한 합천 배티세일동굴은 이현동굴이라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초의 세일동굴이다. 총 길이 350m, 최대 폭 10m, 최대 높이 3.5m, 160m의 주굴을 중심으로 가지처럼 뻗친 19개의 작은 굴로 이루어져 있다. 동굴 안에는 동굴폭포와 물웅덩이가 있고 벽에는 버섯모양의 형성물이 희귀하게 자라나 있다. 또한 벽과 천장에는 막힌 구멍구조가 발달하여 석회동굴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상훈(영남삶터탐구연구회, 청구중 교사)

참고자료 :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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