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개인은 살아남지만, 이기적집단은 성장하기 어렵다"
◇ "이타적 인간이 사회 경쟁력이다"
이기적 인간이 얻는 이익은 이타적 인간이 얻는 이익보다 늘 크다. 그러나 이는 결국 소멸, 파멸, 더러움(이기적인 사람들이 늘어나 누구도 골목을 쓸지 않을 경우 골목은 늘 더럽다.)이라는 결과를 남긴다.
인근 해역의 어족자원이 고갈위기에 처했다면 어민들이 모두 조금씩 어획량을 줄여야 한다. 내가 이기심에서 약속을 깨고 고기를 잡는다면 당장은 이득이지만 결국 어족자원은 고갈된다.
이기적 개인은 살아남는데 유리하나 이기적인 집단은 성장하기 어렵다.
한 예로 볏짚 속에 이기적 쥐 한 마리와 이타적 쥐 한 마리를 둘 경우, 이기적 쥐만 살아남는다. 그러나 개체수가 불어날 가능성은 적다. 물고 뜯고 싸우기 때문이다. 반대로 볏짚 속에 이타적 쥐 두 마리를 넣어 둘 경우 쥐의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타적 존재가 많은 집단은 다른 집단과 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높다. 집단 간 전쟁에서 이타적 존재는 자신을 희생하며 최선을 다해 싸우기 때문이다. 이기적 존재는 살길을 찾아 도망치거나 타인이 대신 싸워주기를 바라며 미적거릴 수 있다.
가뭄이나 홍수, 자연재해가 닥치더라도 이타적 집단은 빨리 복구할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이타적 집단이 살아남는데 이기적 집단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개인선택과정에서는 이기적 인간이 유리하지만, 집단에서는 이타적 인간이 많은 집단이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타심으로 무장해야 할까. 자원봉사와 불우이웃 돕기에 열성인 김영희(대구시 동구)씨는 이웃돕기를 이렇게 정의한다.
"먼저 나와 내 가족을 먹이고 입힌 다음, 여력을 이웃으로 돌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웃돕기를 실천할 수도 없다."
◇ 보이기 위한 이타심도 있다.
"기부금을 내는 데도 과시적 소비를 한다."
(저자, 로버트 H 프랭크)는 '중산층이 상류층을 흉내내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사례를 담고 있다. 이 책에는 '기부금 내는 일에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하버드 동문회보에 기부금 액수를 밝히는 지면이 있다. 지면은 기부금 액수를 일일이 기록하는 대신, 그룹으로 나눈다. 500달러∼999달러, 1천 달러∼5천 달러…. 그렇게 나눈 후 기부금을 낸 동문의 이름을 그룹별로 기입한다.
500달러∼999달러를 기부한 그룹의 93%가 500달러를 낸 사람이다. 1천 달러∼5천 달러를 기부한 그룹의 80% 정도가 1천 달러를 낸 사람이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액수에 신경 썼다는 혐의가 짙다.
한 신문사의 이웃돕기 성금 알림. 액수를 밝히는 사람도 있고, 금일봉이라고 내는 경우도 있다. 액수보다 성의를 나타내는 경우, 혹은 사회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라 굳이 액수를 밝히기 곤란한 경우에 '금일봉'이라는 말을 쓰곤 했다. 한때 1만원을 기부하면서 굳이 '금일봉'이라고 써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부금은 이타적 행위가 분명하지만 그 행위 속에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는 이기심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행위에 가식이 섞였으니 나쁘다, 고 말할 수는 없다. 기부금, 이웃돕기 혹은 자원봉사는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기 때문이다.
조두진기자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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