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의 경제학

입력 2007-12-24 07:56:30

재테크가 크게 유행하면서 '돈은 부동산, 주식 등으로 크게 불려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껴 쓰기보다는 너도 나도 위험한 투자에 과감히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큰 수익을 거두는 투자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돈 관리에서 실패하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특히 빚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가정경제에 적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들의 자산운영이 예·적금에서 투자로 옮겨가는 지금, 오히려 갖고 있는 돈을 지키는 것에서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돈을 지키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가계부는 이제 필수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가정의 자산구조는 대단히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자산 담보대출,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일반 가정에 신용위험까지 생겼다. 기록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가계 자산운영을 한다면 이러한 복잡한 투자위험과 신용위험을 통제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투자로 돈을 벌고도 신용으로 돈이 새나가면서 전체적으로 돈을 까먹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다.

기록은 큰 힘을 갖는다. 복잡한 자산 구성을 갖고도 돈의 흐름을 기록하지 않으면 막연한 불안함에 휩싸일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자산구성이 변화되는 현실에서 가계부는 더욱 중요해졌다. 자신의 생애 전반에 걸친 돈의 흐름을 기록해 보고 현재의 자산 구조,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을 분석해 봐야 한다. 이를 위해 '미리 쓰는 가계부'를 제안한다. 우리집 재무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작성하고, 소비예산을 세워서 미리 쓰는 가계부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부를 쓰고 나서 한 달의 소비를 평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가계부를 숫자의 나열로만 꾸밀 것이 아니라, 일기를 함께 써서 느낌과 감정을 덧붙인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다.

제윤경(에듀머니 대표, '아버지의 가계부', '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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