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의외로 한약을 장기 복용하는데 대해 특히 어린이들에게 한약을 수십첩씩 먹이는데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걸 발견하게 된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대답 또한 막연하다. 주위에서 말하길 어릴때 한약을 많이 복용하면 나중에 둔해지거나 살찌든지 하니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하더라는게 이유의 전부이다. 한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들을 때 자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한의학 홍보가 덜 되어 있으면 이럴까? 서양의학이 들어온지 백년만에 일반인이 서양의학에 대해서는 웬만큼 다 아는 것 같다. 그런데 동의보감이 만들어진 지 벌써 사백년이 넘었고 그보다 휠씬 이전부터 우리의 건강과 질병을 맡아오던 한의학의 기본 상식은 아직 이 지경이니 한의사들의 홍보에 그 책임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오해의 소지도 있기는 하다. 별 탈 없는 아이를 부모욕심에 데려와서 보약을 몇첩 먹이면 좋지 않겠느냐는 부모요구에 몇첩씩 지어주던 것이 관행이 되어 으레 아이들은 몇첩만 먹이는가보다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끔 만들었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하는 것이 바른 관리가 아닌 것이다. 첫째 치료란 언제나 치료기간이 있게 마련이다. 기관지가 허약해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가 소아과에 다닐 만큼 다녔어도 아직 저항력이 약해 여차하면 부모를 걱정시킨다면 이런 아이를 한약 몇첩에 고쳐내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라 할수 있다. 위나 장이 약하여 식욕도 없거니와 걸핏하면 체하고 멀미도 잘하고 대변도 고르지 못한 창백한 아이를 역시 한약 몇첩으로 고쳐내라면 어느 한의사가 고쳐줄 수 있겠는가? 기본으로 몇 개월의 치료기간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또한 둘째로 한약은 양약보다 장기 치료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만성 편도염이나 기관지염 걸린 아이를 생각해보자. 항생제가 여러 부작용이 있는 독한 약이라는 걸 알지만 오직 아이를 고칠 생각에 6개월에서 1년씩 복용시키는 강심장 부모들이, 한약이 순하다는 걸 잘 알면서 부작용은커녕 병도 낫고 체력도 향상되는 한약을 몇 달씩 먹이기를 주저할 이유가 있겠는가?
한약은 치료약이 곧 보약이다, 기관지가 약해 감기를 자주하면 기관지가 튼튼해질때 까지 수십첩이든 먹는게 바로 치료인 것이다.소화기가 약해도 마찬가지이며 다른 병도 마찬가지이다. 녹용, 인삼이 든 약만이 보약이 아니라 한약 그 자체가 바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킬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충족시킬수 있는 보약인 것이다.
이정호(테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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