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IMF에 무너진 화이트칼라

입력 2007-11-23 07:25:15

MBC '그 배는 어디로 갔나'

24일 오후 11시 40분 MBC는 IMF위기 10년 특집 '그 배는 어디로 갔나'를 방송한다.

IMF 이후 10년 동안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이 프로그램은 금융권 구조조정의 분수령이 되었던 5개 강제퇴출은행 가운데 충청은행원 945명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본다.

강제퇴출 5개 은행연합회 사무총장인 장준배 씨의 삶은 퇴출 은행원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었다. 현재 그는 충북 청원군에서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작은 업체에서 외국인 노동자 7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명목상 관리부장이지만 회사의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처지였다. 퇴출 뒤에 아내와 함께 시작했던 김밥집이 문을 닫으면서 신용불량자로 몰리기까지 했다. 대전 변동지점에서 근무했던 이문수 씨는 막노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화이트 칼라 은행원 시절은 잊었다고 했다. 이 씨는 담뱃값이라도 벌기 위해 공사장에서 버려진 철근을 모아다 고물상에 팔았다.

충청은행 퇴출자들의 주거형태도 변했다. 이들은 10년 전에 74.6%가 자택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57.6%에 불과하다. 이들의 퇴출 전 월평균 소득은 321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186만 원에 그쳤다. 평범한 중산층으로 살던 화이트칼라 중산층이 얼마나 빠르게 분해되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통계이다.

충청은행 재건동우회는 당시 퇴출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주식회사 형태의 기업이 합병과 같은 중대한 결정을 할 때는 상법상 당연히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의결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과정은 생략된 채 금융감독위원회의 일방적인 조치만 이뤄졌던 것이다. 그 뒤 국가는 강제 퇴출된 5개 은행원들에 대해 '생활안정지원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사실상 국가의 잘못을 시인했으나, 단 한 명도 실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 유명무실한 법 조항에 그치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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