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지원 대학·학과 탐색 '아는 만큼 길도 넓다'

입력 2007-11-20 07:18:12

▲ 수능과 내신 9등급제가 처음 시행되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대학별 전형 요강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학과를 찾는 일이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수험생들은 여유를 갖되 지금부터 새로운 입시가 시작됐다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 수능과 내신 9등급제가 처음 시행되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대학별 전형 요강을 분석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학과를 찾는 일이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수험생들은 여유를 갖되 지금부터 새로운 입시가 시작됐다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 5일이 지났다. 그 사이 입시기관들마다 갖가지 정보들을 쏟아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겪는 혼란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처음 시행되는 수능 9등급제가 여러 가지 변수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은 종전까지 3년의 입시 대비에서 종착역에 가까웠다. 학생부 성적은 거의 결정돼 있고, 수시 지원자도 많지 않은 데다,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수험생도 많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이번 입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수시모집 정원이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수능시험 이후 수시2학기 전형을 준비하는 경우가 일반화됐고 대학별 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이 크게 늘면서 준비 부담도 커졌다.

게다가 수능과 내신이 9등급제로 바뀌고 대학들의 반영 방법이 더욱 다양화돼 지원 전략을 세우는 일도 대단히 중요해졌다. 어떤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같은 전형 요소로 유리해질 수도, 불리해질 수도 있다. 진정한 대학입시는 이제부터인 셈이다. 시기별로 챙겨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다.

▶ 수능 성적 발표까지

①지원 대학 선택=요즘 입시는 아는 만큼 길이 열린다고 한다. 모든 수험생의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같을 수는 없다.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과 전형 방법을 찾는 일은 전적으로 수험생의 몫이다. 9등급제가 되다 보니 수능 성적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선 판단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수험생이 적잖은데 성적 발표 후 원서 접수까지는 보름이 채 되지 않는다. 시간 여유가 있는 현 시점에서 범위를 다소 넓게 잡아 대비해 가다가 성적이 발표되면 범위를 최소화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②수시2학기 지원 여부=수시모집 정원이 늘면서 수험생들에게 수시는 필수가 됐다. 대부분 자신의 평소 성적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다소 합격선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게 보통. 그러므로 수능 이후 치러지는 수시2학기 전형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가하는 것이 좋다. 9등급제 수능 하에서는 과거와 달리 약간의 성적 상승이나 하락이 생길 수 없다. 한 영역의 등급이 오르거나 내리는 큰 폭의 변화만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수능 성적이 발표됐을 때 그만큼 변화의 여지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특별히 잘 나왔다면 정시모집을 노리는 것이 당연하다. 단순히 원점수 총점이 아니라 영역별로 고른 점수를 받아 전체 등급이 오른 경우를 말한다.

③대학별 고사 준비=이번 입시부터 논술이나 면접구술 등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크게 늘어나고 반영 비율도 커졌다. 전형의 마지막 단계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수능 성적이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의 합격선에 다소 못 미친다고 해도 일단은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 한두 영역에서 한 등급씩만 올라도 지원 가능 대학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성적도 발표되기 전에 낙심하고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성적 발표 후 정시 원서 접수까지

여유 있게 잡았던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좁혀가야 한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했다면 시간은 넉넉하므로 자신의 수능 영역별 등급을 토대로 그동안 탐색했던 대학의 전형 요강에 맞춰 유·불리를 판단하면 된다. 정시모집은 가·나·다군에 걸쳐 각각 한 곳씩 3개 대학까지 지원할 수 있으므로 각각의 모집군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각 모집군의 지원 경향이 어떠했는지, 분할모집 대학은 어떤 모집군이 유리한지, 최초 합격자 발표 이후 미등록과 추가 합격 등 합격자 이동은 어떠했는지 등 알아볼 게 한둘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으므로 사소한 것 하나라도 철저히 연구하고 정보를 수집해 원서를 내는 자세가 요구된다.

학생부와 수능이 9등급제가 됐다고 해도 대학들의 정시모집 전형 방법은 여전히 복잡·다양하다. 학생부 반영 방법과 수능 영역별 점수화 및 반영 방법, 대학별 고사 실시 여부와 반영 비율 등 몇 가지 기준만 놓고 봐도 비슷한 유형의 대학을 찾기가 힘들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전형 요소와 대학들의 전형 방법을 세밀히 살피는 한편 해당 대학의 전형 요소 가운데 실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려해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정시모집 지원과 관련해 담임 선생님이나 학원 등을 찾아 상담을 할 때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일단 자신의 전형 요소와 지원 희망 대학의 전형 방법 및 그에 맞춘 점수 등을 꼼꼼하게 계산한 자료를 갖고 상담을 하는 건 기본. 아무리 전문가라도 족집게 상담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복잡한 전형 방법으로 3개 모집군에 걸쳐 이뤄지는 정시모집의 합격 여부를 사전에 맞힌다는 건 극히 비합리적이다.

▶ 대학 전형까지

정시모집 원서를 내고 나면 대학별 고사 준비가 급하다. 가군 전형은 곧바로 시작되고 가군에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많으므로 해당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 막판과 같은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별 고사는 전체 전형에서 10% 이내를 반영하는 대학이 대부분이지만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이 남는 마지막 단계에서 점수 차이를 내는 요소가 되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번 입시부터는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많은 대학들이 통합교과형으로 출제·평가하므로 학원 수강에 중점을 두면 곤란하다. 여러 과목 선생님들이 참가하는 학교 논술 수업을 통해 논술의 기본과 교과 지식을 다진 뒤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시사적인 문제를 보완하면 기본적인 대비는 된다. 학원 수강은 보충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며, 가급적 실제 논술고사와 같은 긴장감을 가지고 글 쓰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첨삭 지도 역시 몇 번 정도는 받아봐야 한다.

구술면접고사 역시 논술 못지않게 마지막에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구술면접은 말로 치르는 논술고사라고도 할 수 있으므로 해당 대학에 지원할 수험생들은 논술 대비와 비슷한 형태로 준비하면 될 것이다. 단, 영어 지문을 주고 영어로 면접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해야 한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이 대학별 고사를 치르지 않거나 단순 면접만 실시한다고 해도 전형 때까지 헛되이 보내는 것은 좋지 않다. 지원한 학과의 기본 정보를 파악하고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성실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면접고사를 준비하는 데만 아니라 입학 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수능 등급이 평소보다 떨어졌다거나 지원한 대학의 경쟁률이 높다고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는 마음을 편히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일찍 시작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가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에 참가해 경험을 쌓아두겠다는 적극적인 마음이라도 갖는 것이 바른 길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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