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의계약 방식을 등에 업고 농협중앙회와 함께 경북도내 시·군 금고를 양분했던 대구은행의 아성이 공개경쟁 입찰로 금고 유치방식이 바뀌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의 강력한 도전에 휘청하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장학재단에 수십억 원을 기탁하는 등 금고유치에 '구애'를 보내는가 하면, 대출·은행금리 차별화는 물론 지역사회 기여에 적극 나선다는 약속까지 하는 등 수십 년간 지켜온 '대구·경북은 대구은행'이라는 '아성'을 지키기 위해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실시한 금고유치 심사평가에서 대구은행이 유치 순위권에서 밀려난 것으로 결정되자 지역 단체·기관장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수십 년간 지켜온 금고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년부터 3년 동안 시 금고를 맡을 금융기관 유치전에 4개 은행이 뛰어든 경산시 경우 유치 심사평가에서 시가 설립한 장학재단에 장학금을 많이 기탁하는 은행이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면서 경산시가 즐거운 휘파람을 불고 있다. 이 소문을 믿고 농협중앙회가 5억 원을 먼저 기탁하자 우리은행도 지난달 5억 원을 내겠다고 약정서를 쓰는 등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장학금 기탁 릴레이가 펼쳐지면서 이에 질세라 대구은행은 지난 2일 무려 15억 원을 기탁하기로 한 것.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금고유치 방식이 공개경쟁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유치전에 소극적이었던 다른 시중은행들이 적극 나서고 있어 최소한 현재 맡고 있는 것만이라도 수성하지 못하면 인사조치 등의 문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시 금고 유치와 관련 금융기관 평가가 끝나 발표만 앞두고 있는 안동시의 경우 대구은행의 사정은 더욱 절박하다. 지난달 22일 있은 시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의 평가에서 20여 년간 안동시 특별회계를 맡아왔던 대구은행의 위상이 농협중앙회와 신한은행에 밀려 3위로 처졌기 때문.
한 심의위원은 "재무 건전성과 주민 이용 편리성, 지역 기여도 등 모든 항목에서 농협중앙회와 신한은행이 대구은행을 앞질렀다."며 "경북 지역에서 대구은행이 시 금고 유치전에서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러하자 대구은행은 금고지정 심의에 참여한 심의위원들은 물론 시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이번 금고유치 평가기준의 부당성을 지적하는가 하면 안동지역 주요 기관·단체장들을 찾아다니며 향후 지역 기여도 측면에서도 대구은행이 시 금고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에 서명을 받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안동·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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