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거물이 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나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외에도 일본 야구 선수들이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반면 미국 땅을 밟았던 한국 야구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부진, 대조를 이루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면서 올 시즌 보스턴에 첫 선을 보인 좌완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가 각광을 받았다. 포수를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던지는 독특한 투구폼을 가진 오카지마는 보스턴 불펜에서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과 함께 뒷문을 든든히 잠갔다. 주니치 마무리인 이와세 히토키에게 '제2의 오카지마'가 되기를 기대하며 추파를 던지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생길 정도로 그의 활약은 빛났다.
당초 보스턴이 1억 달러를 들여 영입한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말동무로 왔다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기대를 건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정규 시즌 동안 3승2패5세이브27홀드, 평균자책점 2.22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이름을 날렸다. 시리즈 2차전에서도 선발 커트 실링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와 1/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으로 무실점, 짠물 투구를 했다.
타자 몸쪽 승부를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거액을 받은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쳤던 마쓰자카도 보스턴의 우승에 한몫했다.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1/3이닝 3피안타 2실점, 일본 선수 중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
이번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일본 선수는 또 있다. 보스턴의 상대였던 콜로라도의 마쓰이 가즈오는 큰 기대를 받고 뉴욕 메츠에 입단했지만 공·수 모두 기대 이하라는 비판 속에 지난해 중순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올 시즌엔 타율 0.288에 2루 수비 역시 잘 해내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일본에서는 마쓰자카와 같은 팀(세이부)에서 뛴 인연도 갖고 있다.
이구치 타다히토(시카고·2005년), 다구치 소(세인트루이스·2006년)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데 이어 3년 연속 최고 무대에서 일본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있었지만 한국 선수들의 모습은 정규 시즌에서조차 찾기 어려웠다.
2001년 애리조나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김병현(플로리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널뛰기 피칭을 했고 박찬호(휴스턴)는 좀처럼 빅리그에 재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리거 신세가 된 서재응(템파베이)과 김선우(샌프란시스코)는 최근 국내 복귀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 추신수(클리블랜드)는 팔꿈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복귀가 무산됐고 최희섭과 봉중근 등은 이미 국내 무대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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