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 PDP·LCD 다음은?…디스플레이의 '진화'

입력 2007-10-16 07:37:38

명암·색 재현력 뛰어난 OLED 양산 한국이 선두주자…SED·FED패널도

▲ LG필립스LCD가 세계 최초로 발표한 풀컬러 플렉서블 AM OLED. 종이처럼 휘어질 수 있다.
▲ LG필립스LCD가 세계 최초로 발표한 풀컬러 플렉서블 AM OLED. 종이처럼 휘어질 수 있다.
▲ 삼성SDI의 AMOLED 세계최초 양산라인에서 생산된 AMOLED 제품으로 만든
▲ 삼성SDI의 AMOLED 세계최초 양산라인에서 생산된 AMOLED 제품으로 만든 '전자화단'을 촬영하는 임직원들.(연합뉴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다섯 가지 감각 가운데 인간이 외부 정보를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채널은 시각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같은 디스플레이 기기에서도 선명하고 큰 화면이라면 시각적 임장감과 감동이 커진다. 더 선명하고 색감을 더 자연색에 가깝게 구현하며 효율도 높은 디스플레이 기기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AM OLED와 같은 '꿈의 디스플레이' 시대의 동이 터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꿈의 디스플레이' AM OLED

LCD와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는 지난 60여 년간 안방을 장악해 온 브라운관을 밀어내고 있다. 대형 평판TV는 홈시네마 시대를 열었으며 소형 평판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LCD와 PDP는 완성된 디스플레이 기기가 아니다. 색 구현력이나 응답 속도, 전력 소모에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초창기 모델에 비해 상당히 많은 개선점이 이뤄지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CD 및 PDP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기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다.

최근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AM OLED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삼성SDI는 이달 중순부터 충남 천안 공장에서 휴대전화용 2인치 AMOLED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도 최근 11인치급 AM OLED TV를 발표하고 연말부터 시판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사인 LG필립스LCD와 도시바 등 국내외 유명 메이커들도 AM OLED 양산 체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AM OLED의 장·단점

AM OLED가 꿈의 디스플레이로 기대를 받는 이유는 LCD나 PDP보다 물리적 특성이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이다. 응답속도가 LCD에 비해 수백~1천 배 빠르고 명암비와 색 재현력이 뛰어나다. 불과 수㎜에서 수cm로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진정한 초슬림화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전력 소모도 LCD나 PDP보다 훨씬 적다.

AM OLED는 그러나 상용화에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화가 어렵고 완성품 수율이 낮다. 대형 패널을 만들 수 있는 양산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AM OLED 진영에서는 2인치에서 10인치대 소형 제품의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AM OLED의 또 다른 단점은 수명이 짧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AM OLED 디스플레이 소자는 휴대전화나 PMP, 노트북 컴퓨터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 모바일 기기에 많이 탑재돼 시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에서 쓰이는 대형 평판TV 자리를 AM OLED가 차지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또한 그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FED·SED도 있다

현재로서는 AM OLED가 LCD와 PDP의 영광을 이어받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히지만 SED 또는 FED라는 패널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SED는 Surface-Conduction Electron-Emitter Display의 약자. 기본적인 구동 원리가 브라운관과 같으면서도 두께는 평판TV만큼 얇다. 브라운관 TV가 갖는 자연스런 색 재현력과 우수한 응답 특성을 갖고 있지만 제조가 어렵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일본의 캐논과 도시바가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FED는 Field Emission Display의 약자로 전자를 형광체에 충돌시켜 발광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SED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전자를 발생시키는 부위의 구조가 다르다. SED는 나노 슬릿이라는 박막으로부터 전자를 도출해 내지만 FED는 원추형의 이미터(Emitter·전자 방출 장치) 구조를 띠고 있다. 화질이 뛰어나고 소비 전력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잇지만 양산 기술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소니와 도호쿠 파이오니아사가 공동 출자한 FET사가 개발중인 방식으로 최근 19.2인치 패널이 선을 보였다.

◆유비쿼터스 디스플레이를 꿈꾼다

종이나 비닐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기기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 5월 LG필립스LCD는 세계 처음으로 A4 용지 크기의 '컬러 플렉시블 전자 종이(E-Pape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대 4천96색상을 표현하는 이 제품은 30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박형 제품으로, 종이 인쇄물에 버금갈 정도로 또렷한 화면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 출시를 계기로 전자 종이를 이용한 휴대용 전자 문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는 플렉시블 전자 종이 시장이 오는 2015년 1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평판TV 분야가 첨단 기술의 각축장이 되면서 조만간 '유비쿼터스 디스플레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크기로든 디스플레이 기기로 영상을 즐기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온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손민선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낸 '평판TV시장의 네 가지 진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래의 TV 시장이 ▷범용화된 저가 시장 ▷지속적인 고급화 ▷PC형 TV ▷네트워크형 TV의 네 가지 모습으로 진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 AM OLED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운데 선두 주자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 번역할 수 있다. 빛을 내는 특성이 있는 유기물의 얇은 막에 전류를 주입해 빛을 내는 상식의 패널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매우 얇은 인공 반딧불이라고 할 수 있다. LCD의 경우 백라이트(Back Light)라고 불리는 외부 광원이 필요한 데 비해 AM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필름 처럼 얇게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전력소모도 적고 영상 처리속도도 빠르지만 수명이 짧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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