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조합들,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후 '운영난'

입력 2007-10-09 09:12:30

지난 달 30일 대구·경북합성수지공업협동조합이 부도 처리됐다. 조합이 부도가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 근본적 원인은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인한 자금난 때문. 절대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던 단체수의계약이 올해부터 없어지면서 이 조합은 계속적인 자금 압박을 받았고 결국 일시적인 자금난을 막지 못해 부도를 당한 것이다. 이 조합 이사장은 "기존엔 단체수의계약으로 50개 회원사를 끌고 갔는데 이 제도가 없어지면서 하나둘 탈퇴를 했고 조합 존립마저 무너졌다."고 말했다.

지역의 조합들이 단체수의계약제도(정부 등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할 때 조합과 수의계약을 체결,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 폐지 후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수의계약제도를 통한 수수료로 조합 인건비과 각종 사업 추진 등 운영을 충당하던 많은 조합들이 뾰족한 대체 수익 사업을 찾지 못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전체 물량의 8% 정도를 단체수의계약으로 해결했던 한 조합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으로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했지만 이 제도가 없어지자 수수료 수익이 없어 휘청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겨우 조합 인건비 충당을 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이 조합을 탈퇴하려는 경향까지 보여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조합 상무는 "공동구매 등 다른 대안을 시도하고 있지만 업체들간의 의견이 달라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조합들은 교육 사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대구기계조합은 2004년부터 각종 교육 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하고 있다. 장충길 상무는 "몇 년 전부터 단체수의계약이 폐지된다는 이야기가 많아 교육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기계조합은 각종 교육사업을 따내는 데 역점을 둬 현재 중소기업청 청년패키지 사업이나 중소기업컨소시엄사업 등 4개의 인력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 장 상무는 "회원사가 지난해 370개 사에서 400개 사로 늘었고 조합 직원도 3명을 보강했다."고 했다. 대구염색조합이나 니트조합 등도 오래 전부터 공동구매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해 큰 어려움 없이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현재 단체수의계약 폐지 후 다른 수익 사업을 만들어내지 못해 조합계가 과도기에 있다."며 "공동구매나 교육 사업 등 대체 사업들은 단기간에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운영난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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