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해도 너무 하는것 아니냐"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자 지역의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은 또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 내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A사는 현대차의 파업을 지난해 떠올리며 걱정부터 앞섰다. 이 업체 대표는 "지난해 한 달 가까이 파업을 하는 동안 직원들 급여가 고스란히 나가는 반면 납품 수입은 전혀 못 거둬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파업하더라도 선박은 수주를 할 경우 인도 날짜만 맞추면 되지만 자동차는 당일 납품을 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현대차 파업이 풀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된 후에도 현대차 움직임에 맞춰 직원들 특근을 밥 먹 듯 해야 해 추가 수당은 수당대로 나가고 직원들 불만은 쌓인다고 했다. 이 업체 대표는 "지금으로선 노사협상이 해결될 날만 기다릴 뿐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했다. 현대차에서 워낙 파업을 많이 하다 보니 자동차업계에선 '1년이 11달'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에 생산 부품의 70~75%를 납품한다는 B업체 사장도 "지난해 1년 흑자 낸 걸 한 달 가까운 현대차 파업으로 거의 다 깎아먹었다."고 성토했다. 장기간 납품이 안 되면 재고 부품이 녹슬거나 변색돼 그냥 버려야 하는 손실도 적잖다고 했다.
협력업체 대표 뿐 아니라 업체 노조들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 한 업체 노조위원장은 "현대차 노조를 보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대차 노조가 생긴 지 20년이 되었는데 한 해 빼고 줄기차게 파업을 했으니 얼마나 대단하냐"며 "지역 업체 노조위원장들과 모여 탄원서를 보내고 현대차 노조에 직접 찾아가 사정도 했지만 그들은 자기 명분만 내세우며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식구인 지역의 현대차대리점들도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 대리점 대표는 "현대차가 파업하면 우리는 고스란히 고객들의 불만을 들어야 한다."며 "계약하고도 파업 소식에 해약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했다.
이 대리점 대표는 "노조는 파업을 끝내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지만 우리는 그냥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인완 대구상의 조사홍보팀 과장은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80%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현대차와 협력 관계에 있어 현대차 파업은 지역 산업의 커다란 태풍"이라며 "1차 협력업체가 생산차질에 들어가면 자금 사정이 어려운 2차, 3차 협력업체들은 더욱 고통을 겪게 돼 도산이나 합병도 심심찮게 생겨난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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