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그린 바캉스·그린 투어' 뜬다

입력 2007-08-09 09:43:19

대구시 '농촌에서 휴가 보내기' 71가족 민박비용 지원

▲ 그린투어리즘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도시의 가족들이 김천 옛날 솜씨마을에서 팜스테이를 즐기고 있다.
▲ 그린투어리즘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도시의 가족들이 김천 옛날 솜씨마을에서 팜스테이를 즐기고 있다.

농촌에서 여름 휴가나 여가 시간을 보내는 '그린 바캉스' '그린 투어' 열풍이 불고 있다.

웰빙 문화의 정착으로 농촌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생산 기능을 점점 잃고 있는 농촌에 관광 산업을 접목해 농촌 경제를 다시 일으키려는 정부 및 지자체 정책이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신명진(35·여) 씨 가족 4명은 이달 4, 5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특별한' 휴가를 다녀왔다. 녹색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주최하고 대구시가 후원하는 '농촌에서 휴가 보내기' 프로그램의 스타트를 끊은 것. 신 씨 가족이 찾은 곳은 청량산을 낀 경북 봉화의 비나리 마을. 온 가족이 마을 냇가를 찾아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고, 직접 딴 옥수수를 쪄 나눠 먹었다. 신 씨는 "도시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추억이었다."며 "어린 두 딸이 너무 좋아해 다음 여름에도 또 농촌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농촌에서 휴가 보내기'를 지원하는 대구시는 8월 4일~9월 15일까지 모두 71가족을 대상으로 민박 비용을 지원해 이 같은 분위기를 돋울 계획. 예천 회룡포, 상주 지장·승곡 마을 등 5곳을 지정해 가구당 최대 5만 원까지 지원한다.

농협 중앙회에서 지정·육성하는 농촌 팜스테이마을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농협 경북본부에 따르면 1999년 첫출발한 경북 팜스테이마을은 모두 35곳으로, 올해에만 9곳이 새로 지정됐다. 경북 팜스테이마을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인 의성 교촌마을의 경우 7월 한 달 동안 1천300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교촌마을은 농가 민박의 다른 마을과 달리 주민 55가구가 직접 폐교를 사들여 리모델링하고 색다른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 곳. 우형구(52) 이장은 "물지게 메고 물 안 흘리고 달리기, 서까래 들고 달리기 등의 농촌 올림픽과 전래놀이 대왕 뽑기, 미꾸라지 빨리 잡기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며 "팜스테이를 처음 시작한 5년 전부터 매년 이곳을 찾는 도시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린 투어' 또는 '그린 바캉스'라 불리는 이 같은 새로운 여름 휴가 트렌드는 결국 농촌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농촌에서 제공하는 잠자리와 음식, 각종 농촌 체험을 도시 사람들이 경험하고 농촌 경제를 살리자는 움직임이다.

오창식 녹색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는 "농촌에서 휴가 보내기는 관광 산업을 통해 농촌의 새 미래를 찾는 '그린 투어리즘'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농촌 현실을 직접 경험하는 일은 단순히 농산물을 사 주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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