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으로 영재성 키우기)기초과학 두각-경북 양북초교

입력 2007-07-03 07:41:08

자연을 통한 탐구심 배양이 비결

▲ 경주 양북초교와 송전분교는 최근 열린 각종 과학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기초과학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양북초교 학생들의 들풀캠프.
▲ 경주 양북초교와 송전분교는 최근 열린 각종 과학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기초과학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양북초교 학생들의 들풀캠프.

분교까지 딸린 작은 시골학교, 경주 양북초교가 기초과학 분야에서 대도시 학교들도 부러워할 만한 성과를 낸 데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학교 측은 "도시 학교 아이들이 갖지 못한 아름다운 자연과 아이들 저마다의 장점을 발견하고 키워주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가욋일이나 3D로 치부되곤 하는 기초 과학 교육을 더 잘해내기 위해 교사들 연수를 자청하거나 연구·보고 활동을 찾아나선 결과다.

이번에 과학전람회 도 대회 특상 수상자를 키워낸 남경호 양동 송전분교 교사와 여상만 양동초교 교사가 대표적. 남 교사 등은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기초과학 교육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들이 먼저 모범을 보였다. 2, 3년전부터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열고 있는 청소년과학클럽(YSC)에 회원으로 등록, 학생들과 함께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경우 남 교사는 천체 관측을 주제로, 여 교사는 전통 한옥가옥에서 발견되는 굴뚝 항아리의 기능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중이라는 것. 청소년과학탐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본교 한 교사 경우도 과학연수를 자청했을 정도다. 남 교사는 "YSC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미끄러지지 않는 휠체어 부속장치를 발명하기도 했고 식물의 씨앗 전파 과정을 연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의 탐구심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과학 관련 프로그램을 수시로 열고 있다. 학교 주변 야산에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를 연구하거나 식물을 분류해보기도 하고, 야외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별자리 캠프를 열어 천체 관측을 해보기도 했다. 주변에 인가가 없는 송전분교 경우 별자리 관측에 최적인 환경에다 별자리 캠프에는 학생·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다. 지난달에는 인근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전교생이 어린이 공학교실에 참가해 다양한 과학실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초 과학 교육의 중요성에 비해 아직은 열악한 여건이 아쉬운 형편이다.

양북초교 경우 지난해 경주교육청 지원을 받아 과학실을 현대화했지만 과학 보조교사가 없어 실험시간 때마다 교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성능 실험장비도 문제다. 다행히 올해는 2천만 원 상당의 천체망원경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게 돼 토성의 고리까지 관찰할 수 있게 됐지만, 고배율 현미경 등의 실험장비는 여전히 아쉽다.

남 교사는 "과학적 탐구력이 높은 아이들이 타 교과에서도 우수한 학습능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아이들이 새로운 사물을 접할 때마다 왜 그럴까, 신기하다는 궁금증을 갖도록 자극하는 것이 바로 교사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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