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해안 292마리
국제보호동물로 지정된 고래를 혼획, 또는 불법 포획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24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모두 586마리의 고래가 혼획 또는 불법 포획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5.6%인 33마리가 늘어난 것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모두 292마리의 고래가 잡힌 동해안에서 불법 포획은 2005년 9마리에서 지난해에는 12마리로 늘었다. 또 어민 5명이 불법 포획으로 형사처벌됐다.
지난 21일에는 고래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울산 방어진 선적 자망어선 H호 선장 S씨(53)와 선원 등 7명이 해경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불법 포획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제도적 장치가 불법을 조장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고래 포획은 금지돼 있지만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를 잡는 이른바 혼획은 허용돼 있다. 여기에다가 고래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어민들이 고래 포획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2일 오전 5시 40분쯤 영덕 강구면 강구항 남동쪽 3km 해상에서 정치망 어선이 쳐 놓은 그물에 길이 4m90cm, 둘레 2m52cm 크기의 밍크고래 한 마리가 혼획돼 강구수협을 통해 무려 1천920만 원에 위판됐다.
이 때문에 어민들 사이에선 고래 혼획에 대한 기대감이 퍼져 있으며, 불법 포획에 대한 유혹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단체들은 고래 혼획을 '바다의 로또'라고 부르는 등 불법 포경 행위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있어 해경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고래잡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해경 강영덕 수사과장은 "어민은 생계를 위해 고래를 잡고, 고래는 생존을 위해 먹이를 먹으러 연안에 몰리기 때문에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면서 "선장만 처벌하던 것에 머물지 않고 선원까지 처벌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이고 단속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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