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는 나는 학교에서 소풍이나 현장학습 때 몇 시에 학원선생님께 아이를 데리러 가 달라고 해야할지 난감했다. 어린이집이야 선생님께 전화로 물어봐도 되고 종일반이 있어 상관이 없었는데 학교를 간 후,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학교 선생님께 전화해서 물어보기가 쉽지가 않았다. '군사부일체'라고 배워서 그런지 선생님은 늘 어려운 분이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작년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졌다.
처음 학기가 시작되자 선생님의 학급운영방침이 담긴 긴 편지를 보내오셨고, 시험이 있은 뒤 아이들을 격려하는 정이 담긴 쪽지 글과 본인이 지도한 아이들이 들어와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시며 방학이나 특별한 날 반짝 미팅을 가지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늘 '사랑하는 내 새끼들∼'로 시작하는 선생님의 글 속에서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처녀 선생님께 어떻게 저런 사랑이 묻어 있을까 싶어 눈시울을 적시며 읽은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학기를 마칠 때 그 섭섭함을 학반 친구 한 사람 한 사람과 사진을 찍어 그 친구와 있었던 일년의 일들과 앞으로 바람을 적어 코팅하여 보낸 것을 보며 나도 세 번이나 눈물을 닦고 읽었다. 내가 이렇듯 눈물이 나는데 우리 딸내미가 얼마나 울었는지는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선생님을 찾아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학급을 맡지 않으시고 영어교과담당이시라 꽃도 한 송이 못 받았을까 걱정이 된다. 작년 같은 반 엄마들이랑 꽃 한 송이 사들고 인사가야겠다. 늘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황금초등학교 김현지 선생님의 밝고 맑은 미소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선생님과도 휴대전화 문자로 대화할 수 있는 가까운 관계로 만들어 주심을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이들이 자기들끼리는 선생님을 '김혠지쌤'이라고 부르는 것 아시나요.
유진 엄마(대구시 수성구 중동)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