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대전'문인화 부문의 온갖 비리로 심사위원과 미술협회 간부'작가 등 국내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 50여 명이 줄줄이 입건된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수준이 기껏 이 정도인가", 자괴감을 감출 수 없게 한다.
모두 2천605점이 출품된 문인화 부문의 특'입선작 중 90% 이상이 미협 간부와 심사위원이 미리 정해 놓은 작품이라니 기가 막힌다. 동원된 방법들은 예술가로서의 양심을 의심하게 만든다. 뇌물을 받은 관계자들이 1'2차 심사위원 18명 중 7명을 모텔에서 4박5일간 합숙시키면서 사진으로 찍은 작품들을 외우게 해 특선으로 뽑게 한 것은 어이가 없을 정도다. 전 미협 이사장은 심사에서 탈락된 지인의 작품을 압력을 행사해 추가로 끼워넣은 혐의를 받고 있고, 중견 작가가 돈을 받고 대신 출품작을 그려준 사례도 적발됐다.
미술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시니컬한 반응이다. 심사 비리, 뇌물 관행 등은 오래전부터의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사실이 이 정도라면 한국미술대전은 '뇌물대전'에 다름아니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미술대전 폐지론도 나오고 있다. 한 손으로는 작품, 다른 한 손으로는 뇌물을 받는 미술대전이라면 차라리 없애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미술대전에서의 입상 및 특'입선 경력을 傳家(전가)의 寶刀(보도)처럼 내세우는 미술계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한 이같은 비리는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미술계 스스로 自淨(자정)하지 못하고 이 사태로까지 번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비리투성이 미술대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사활에 관한 중차대한 과제가 미술인들의 발등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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