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창]불로초가 따로 없다

입력 2007-05-03 17:03:19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다고 위장약을 먹기 전에 먼저 내 위장에 미안한 마음을 한번 가져보라. 아무 음식이나 마구 집어넣고 견디다 못해 탈이 난 위장만 원망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라는 조상 전래의 가르침에서 보면 아주 나쁜 태도이다. 눈이 아플 때 안약을 넣는 것만이 최선일까? 그전에 볼 것, 못 볼 것 다 보고 잠도 잘 자지 않고 눈을 혹사시켰으니 눈이 배겨날 수가 없다. 목과 등, 허리가 통증으로 자신을 불편하게 한다면 허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라. 무거운 체중을 버티게 하고 무거운 것을 들게 하고 오래 앉아 피곤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환자를 많이 대하다보면 병을 대하는 환자의 태도, 특히 마음가짐에 따로 치료 효과가 천양지차임을 느끼게 된다. 난치병이지만 의외로 쉽게 치료되는 경우가 있고, 별것 아닌 가벼운 병인데도 치료가 쉽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긍정적이며 치료 결과에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치료가 잘 되는 반면 부정적이며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옛날에 명의로 명성이 자자한 편작(扁鵲)이라는 의사가 있었다. 편작에게는 위로 두 형이 있었는데, 이 삼형제는 모두 의사였다. 막내인 편작은 난치병을 잘 고치기로 유명했고, 둘째는 큰 병이 되기 전에 재빨리 병을 고쳤고, 맏형은 병이 오기 전에 마음을 위로하고 생활을 단정히 하여 병을 미연에 방지했다. 여러분은 이 삼형제 가운데 누가 가장 뛰어난 의사라고 생각 하는가?

편작이 그 이름을 후세에 남겼으니 그가 가장 훌륭한 의사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편작의 맏형 같은 심의(心醫)(마음을 다스리는 의사)를 으뜸으로 쳤다. 모쪼록 이 글이 여러분에게 심의가 되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영유하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이정호(테마한의원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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