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04년 국제학생평가(PISA)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평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데, 15세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수학·과학을 평가한다. 그 목적은 국가별 학업성취도를 비교·평가하기 위함이다.
청와대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핀란드의 교육행정과 교육과정의 주요 특징'(2006)이라는 브리핑 자료를 통해, "핀란드의 인기있는 학교는 경쟁이 치열한데 중학교까지의 성적이 아주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중학교 교육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기본 교육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며,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길러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결국 중학교에서 3년간 기본교육이 내실있게 이루어져야 고등 교육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무교육'이라는 美名(미명) 아래 학생이 학교 교육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기고 교사가 이를 외면하고 사명감을 잃어버린다면 중학교의 의무교육 이념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초등보통교육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중학교 중등교육은 모든 국민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학생 개인에게 보다 높은 상급의 교육을 위한 기회를 보장하며, 사회적으로는 공공의 책임으로써 국력을 확충하고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려는 데 큰 뜻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끊임없는 자기연찬과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이 요구된다. 학생들은 21세기를 지향하는데, 교사는 20세기적 사고로 학생들을 대하고 있지는 않는지 교육 현장의 물리적 환경과 시설이 낙후되어 있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 중학교 교육현장은 크게 바뀌어져야 한다. 그 중심에 교사가 서야 한다. 교사가 먼저 책을 가까이 해야 학생들이 독서를 즐겁게 할 것이고, 교사가 자기 계발에 박차를 가해야 교수학습 방법이 개선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독서력을 바탕으로 사고력 배양을 위한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습법'의 세계적 권위자인 송인섭(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일방적이고 주입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 배운 것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어서 "혼자 힘으로 공부(자기주도적 학습)를 할 수 있는 학생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 상위 10%에 드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하고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배양한 중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학업성취 수준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지금의 대학입시는 단순·반복적으로 암기하는 지식은 요구하지 않고, 독서력을 바탕으로 축적된 고등 사고력, 즉 비판적·창의적·논리적인 사고력을 요구한다. 대학진학 시 내신 반영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능과 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평소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있는 독서가 필수적이다. 중학교 때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독서를 해야 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에서 학업 성과가 좋을 것이다. 나아가 대학입시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장받을 것이다. 이제는 대학입시 준비를 고등학교 3년 동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서서히,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중학교 때부터 '입시 지옥'에 휘말려서야 되나?" 하는 지적도 할 수는 있으나, 이들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배양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곧 깨닫는다면 이 문제는 쉽게 풀릴 것이다.
요컨대, 의무교육으로서의 중학교 교육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실천하려면 먼저 교육의 주체인 교사가 자기계발에 힘써야 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하는 교수학습 방법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독서지도를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배양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변화하는 시대적·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고, 의무교육으로서의 중학교 교육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길이다.
박해문(대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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