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취도 측정…교과 기본개념 충실히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유진(12)이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평소 수업 시간에는 발표도 곧잘 하고 과제물 제출도 잘하는데 시험기간만 되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학원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반복해 풀어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도 시험 당일만 되면 이유 없이 배가 아프거나, 진땀이 자꾸 나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유진이는 "문제가 뭘 묻는지조차 잘 이해되지 않는 때도 있다."며 "시험이 다가오면 학교 가기가 싫다."고 털어놨다.
▶학교 시험 바로보기
한 달 후가 되면 초·중·고교별로 1학기 중간고사가 실시된다. 학년이 바뀐 이후 첫 시험인 만큼 이 시험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향후 학업 성취도나 학교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초등학생은 처음 접하는 시험이고 중학교에서는 첫 내신이다. 학생들의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학교 시험은 해당 교과에 대한 기본적인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학력진단평가나 모의고사와 달리 학교 수업과 관련된 학생 개인의 교과별 성취도를 평가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교사들은 "지나치게 시험을 두려워하거나, 한 번 못 쳤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부족한 점을 되짚는 긍정적인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학교 공부와 시험 공부가 별개일 수는 없다. '반짝 암기식'이 아니라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소화해야 한다.
▶초등학생-학교 수업에 충실해야
대부분 2학년부터 학교 시험이 실시된다. 일부에서는 2학년 2학기 때부터 중간·기말고사를 치르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험은 남과의 비교가 아니기 때문에 석차 대신 서술식 평가가 통보된다. 홍순천 김천초교 교사는 "되도록 학생이 잘하는 점을 알려주라는 교육부 방침 때문에 통지표를 작성할 때도 여기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들은 이 통지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작은 부분이라도 잘된 점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점수만 가지고 야단치는 것은 금물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시험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 시험 점수를 속이거나 고치려 들기도 한다. 홍 교사는 "초등학생을 마치 대입 전선에 있는 학생들처럼 점수로 몰아세우게 되면 학습동기를 꺾게 되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시험이 늘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것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초등 과정에서는 특히 학부모의 역할이 강조된다. 학원 문제집이나 학습지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자녀가 배운 내용을 단원마다 또는 기간을 정해 점검해 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학년일수록 더욱 그렇다. 빈중섭 대구 서재초교 교사는 "성적이 중·하위권이라고 판단되면 차라리 학원에 안 보내는 편이 낫다. 부모들은 학원 진도만 나가면 학생들이 '그 과정을 다 뗐다(이해했다).'고 믿어버리는데, 학교 수업도 못 따라가는 학생들이 학원 공부로 성공하는 사례는 못 봤다."고 했다.
학교 수업을 잘 따라잡는 학생이라면 독서습관을 길러주거나 교과서내 심화학습 코너를 잘 활용하면 좋다. 종합적인 사고력이나 창의성을 요구하는 문제가 학교 시험에도 곧잘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학생-개념·원리 위주 학습해야
중학생이 되면 처음으로 시험 석차가 발표된다. 학급별, 과목별, 학년별 석차가 제시되고 석차는 곧바로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칫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공부 습관을 잘 들여야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학교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시험 대비요령은 뭘까. 최정애(수학) 대구 복현중 교사는 "교사들이 시험을 통해 무엇을 측정하려는가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평소 수업 때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하고 특히 암기과목은 노트 정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약된 참고서를 의존하는 것보다 원리 위주로 학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교과서의 중요성이 언급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학교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지나친 선행보다는 심화가 바람직하다. 수업 내용 중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반복·보충해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습관은 평소 수행평가를 통해 기를 수 있다. 전체 성적 가운데 20~30%를 차지하는 수행평가는 풀이 과정, 사고 과정을 풀어 쓰는 '서술형 평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업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를 스스로 체크해 보는 훈련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중학교 시험에서는 또 처음으로 OMR 답안지가 등장한다. 답을 잘못 표기하는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시험을 앞두고 OMR 답안지에 표기하는 연습을 해보자. 최 교사는 "심지어 '외국에서 직접 살아보니 이것도 답이 되는데 왜 틀렸다고 하나'는 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도 있다."며 "학교 시험의 기본은 결국 교과서와 교육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