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락(44) 경북대 교수는 '나무들 서다' 연작으로 우리나라 화단에서 주목받았다. '일획으로 표출하는 기운 생동'이 한국화의 매력이라면, 임 교수는 그 매력을 한 단계 더 높였다. 메마르고 곧은 겨울나무의 수직성을 통해 생명력의 원천을 대지로부터 끌어올리며 수묵화의 새로운 전통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임현락 초대전 '바람이 일다'가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갤러리 분도(053-426-5615)에서 열린다. 임 교수가 한지, 반투명한 천, 두터운 투명 비닐 등 여러 재질감 위에 펼친 일획의 기개는 설치 공간의 구조에 따라 독특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바람 또는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의 숨결이 일어난다. 작품이 생명을 얻게 되는 것.
이번 전시회에서 임 교수는 일획의 수직성을 본질로 하는 반투명 천에 수묵 작업을 설치해 전시공간을 여러 각도로 운용한다. '바람이 일다'란 제목의 드로잉 작업은 한지나 종이 위에 목탄·콘테·파스텔 등을 사용한 것이다.
'나무들 서다' 연작이 한겨울 강원도 산골에서 무서운 병마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면, '바람이 일다' 연작은 생명의 환희를 노래하는 작품이라고 갤러리 측은 설명한다. 단순히 평면을 넘어 설치 작업을 통해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임 교수의 작품은 다악(茶樂)과 전통춤으로 구성된 공연 무대에도 설치돼 그 진가를 발휘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캐나다 몬트리올 'CINARS(국제공연예술마켓)'과 지난 1월 미국 뉴욕 '제50회 APAP(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Presenters) 콘퍼런스'에도 소개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장면을 대구에서도 직접 볼 수 있다. 갤러리 분도와 떼아트르 분도에서 진행되는 '미술·무용·음악이 합류하는 스펙터클 바람이 일다'를 통해서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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