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례에 걸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 협상이 어제 끝났다. 그러나 양측이 팽팽히 대립했던 농업, 자동차, 무역 구제 등 핵심 쟁점은 대부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오는 19일 미국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최종 타결을 시도할 모양이다. 이 시점에서 한미 FTA의 損益(손익)을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일사불란하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다. 특히 미 의회는 협상대표들을 원격 제어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반영하도록 했다. 반면 우리는 제대로 준비도 없이 협상에 나섰다. 따라서 협상은 시종일관 미국의 공세와 한국의 수세로 진행됐고 우리의 마지노선은 계속 무너졌다. 그러나 우리 협상 대표는 한미 FTA 반대론자들의 비판을 수렴하지도 않았고 이를 협상 테이블에서 무기로 활용하는 지혜조차 없었다.
더욱이 미국식 표준을 신봉하는 우리 관료들은 미국의 요구에 앞서 '알아서 기는' 협상 태도를 보였다. 경제관료들의 독주에 대한 비판이 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우리는 국회마저 무력했다. 원내 다수당 국회의원들은 한미 FTA 협상에 무관심했고 정부는 이를 빌미로 협상 내용조차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런 한미 FTA 협상이 한국에 유리하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한미 FTA가 초강대국 미국과의 협상이어서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미국법 개정은 거부하면서 우리에겐 미국식 표준에 맞춘 법률 개정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불평등 협상이다. 한미 FTA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잘 사는 게 목적이지, 한미 FTA 체결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다. 최종 타결에 앞서 지금이라도 반대론을 경청하고 그 주장을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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