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체육은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체력증진과 사회적응력 함양, 학교생활 스트레스 해소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도 학교체육은 입시위주의 교육풍토와 교육당국·학교·학부모의 잘못된 인식으로 교육과정 개편이 논의될 때 마다 항상 주변적인 과목으로 인식되었을 뿐 아니라 입시교과목 보충시간으로까지 왜곡되어 왔다.
현재 학교급별 체육수업 시수는 초등3~중2는 주당 3시간, 중3~고1은 주당 2시간, 고2~3학년은 선택과목으로 되어있어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더욱이 식생활의 향상에다 운동부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체격은 날로 좋아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체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소아 및 청소년 연령층의 비만과 성인병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입시위주 교육으로 외면되어 왔던 체육과목이 오는 2012년부터는 고교 필수과목으로 바뀌게 된다. 입시위주의 편중선택을 막고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격을 길러야 한다는 학교교육 본연의 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일찍부터 영국·미국·캐나다·프랑스·일본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는 학교교육에서 체육교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수과목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이것은 체육이 교육목표 성취에 가치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우리의 학교교육 현실과는 너무나 다르게 체육을 교과 중에서 중요한 과목으로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방과 후 과외활동으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50% 이상이 정규시간이 끝나는 오후 3시 이후에 여러 가지 스포츠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과열입시에 지쳐 체력이 떨어진데다 학업 스트레스에 빠져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들은 왜 소중한 시간을 스포츠활동에 소비하고 있을까? 청소년기에 있어서 스포츠활동 참가가 가져다주는 교육적인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각종 체육시설을 설비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학교교육의 기본적인 목표가 지·덕·체를 고루 갖춘 훌륭한 사회인으로 양성하는 것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잘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우리의 현재 사회적 분위기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체육이 중등 교과목에서 필수로 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또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집중과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힘든 입시준비에서 꾸준한 노력을 경주할 수 없을 것이다. 주당 최소한의 체육활동은 오히려 기분전환과 두뇌의 휴식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개정된 8차 교육과정에서의 체육 필수과목 확정에 대해 학부모들은 선뜻 공감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더 늘어나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타 교과목과의 논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체육과목은 교육부가 개정 취지로 밝히고 있는 인성교육과 학업부담 경감이라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체력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선진외국에서 시행하고고 있듯이 체육교육이 지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점증적으로 체육시설에 투자하고 즐거운 체육시간이 되도록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또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사교육비와 학습부담 증가를 배제시킬 수 있는 논점에서 실기평가의 내용과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임수원(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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