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가득한 '쟁이'
중앙로 한 구석에 있다. 처음 찾아가는 길을 꽤나 어려웠다. 중앙로에는 '쟁이'란 간판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댄스 동아리들의 연습실로 사용되는 곳이고, 다른 하나가 촛불 조명에 방명록이 있는 카페 '쟁이'다. 카페 쟁이는 옛 제일서적 맞은편 농협 옆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아무런 조명도 없이 테이블마다 놓여진 하얀 양초 하나씩이 전부인 곳. 음침한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어둠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곳이었다.
#바람부는 '바람흔적 미술관'
바람이 불면 왠지 이곳을 찾아가야 할 것 같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람개비에 내 마음까지 담아 날려보낼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바람풍경 미술관은 경남 합천 황매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대구에서는 상당히 먼 길이다. 고령 IC에서 내려 33번 국도를 타고 삼가면까지 간 뒤 60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장대리에서 1089번 지방도를 타면 왼쪽편으로 바람흔적 미술관이 보인다.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
예전에는 20여개의 바람개비만이 맞아주던 심심한 곳이었지만 요즘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확 바뀌었다. 3월부터 매주 주말에는 솟대 작가 고영기 선생님과 함께 솟대만들기 체험을 해 볼수 있고, 오후 2시부터는 이곳의 관장 정미선 씨와 섹소폰니스트 이영식 씨, 하모니카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월연 스님이 함께하는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원래 무인으로 운영됐던 허름한 쉼터도 지난해 9월부터 정미선 관장이 미술관을 인수받아 운영하면서 깨끗하게 새단장을 했다. 예전의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편안함은 그대로 두고, 조금 더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미친차'(美親茶). 미친 것이 아니라 아릅답고 친한 사람들이 함께 마시는 한방차다. 봄나물이 파릇파릇 올라오는 3월 중순부터는 식사를 거른 여행객들을 위해 '꽃밥'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각종 산나물과 먹을 수 있는 야생화로 만든 비빔밥 메뉴다.
#별빛 담는 보현산 천문대
보현산 천문대는 영천 화북면 자천리에 자리잡고 있다.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를 타고 북영천 IC에서 내려서 35번 국도를 타고 청송방향으로 가다보면 '보현산 천문대 가는 길'이라는 안내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반인에게 연구 시설이 개방되지 않다보니 별빛은 관측해 볼 수 없지만 전시실에서 각종 우주의 신비에 관한 자료를 보고 달'목성'태양 등의 행성에서의 몸무게를 재 볼수 있다. 사실 보현산은 천문대 시설로도 유명하지만 등산코스로 이용하는 산행객들의 숫자도 많다. 산 타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절골에서 등산을 시작해 보현산 꼭대기인 시루봉까지 오르는데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차 향이 은은한 '백년찻집'
팔공산 한티재를 찾아본 적 있는 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나는 길에 '저 으리으리한 대궐같은 기와집은 뭘까?'라는 의문을 한번쯤을 품어봤을 것이다. 백년찻집. 절 같기도 하고, 대단한 부자가 살 것 같은 위압감을 주는 건물이기도 하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원이 한 폭의 그림같은 전통찻집이다. 여유가 넘치는 곳. 잔잔한 가야금, 대금 소리가 들려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곳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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