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스릴러물? 무더기로 쏟아진다

입력 2007-03-07 07:14:22

'스릴러 영화는 여름'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금, 때이른 스릴러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있다.

지난달 말 개봉한 '한니발 라이징'은 '양들의 침묵'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한니발이 살인마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불행한 과거를 통해 보여준다. 스릴러의 특징을 그대로 쫓아가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보여줘 설득력을 갖는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은 어린 남매는 숲 속에 숨어있다 독일군에 발각된다. 독일 군인들은 어린 여자아이를 살인 후 식육하고, 살아남은 소년은 공포심으로 말을 잃은 채 고아원에 수용된다. 그가 바로 한니발 렉터. 그는 고아원에서 탈출해 유일한 친척이 살고 있는 파리 근교로 간다. 하지만 삼촌은 돌아가시고 아름다운 일본인 미망인 무라사키만 남아있다. 어느 날 무라사키를 추행하는 남자를 잔인한 방식으로 죽이면서 한니발은 살인 본능에 눈을 뜨게 되고, 잔혹한 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역시 지난달 말 개봉한 '텍사스전기톱연쇄살인사건: 제로'는 이미 두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던 1973년의 실제 살인사건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주인공의 내면과 과거에 포커스를 맞추며 전작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1973년 미국 텍사스 트래비스 지역에서는 전기톱을 이용한 희대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얼굴가죽을 뒤집어쓰고 전기톱으로 닥치는 대로 살해하는 '레더 페이스'의 성장과정과 그의 가족인 휴잇 일가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토머스는 그의 기형적인 얼굴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생모에게 버림받은 뒤 휴잇 가족에 의해 양육되지만 놀림을 당하면서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된다. 영화는 토머스가 살인마가 되는 원인을 다루지만 영화의 주 내용은 그의 끔찍한 살인행위에 맞춰져 있다.

8일 개봉하는 '일루셔니스트'는 에드워드 노튼이 '프라이멀 피어'에 이어 선보이는 멋진 반전(反轉) 영화. 마술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세기말의 몽환적 분위기가 감도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치명적인 로맨스와 환상, 현실을 오가는 마술, 권력을 향한 암투 등이 복잡하게 뒤얽힌 스릴러물이다.

마술사 아이젠하임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술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의 소문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황태자 레오폴드까지 약혼녀 소피를 대동하고 공연장을 찾는다. 하지만 아이젠하임은 소피가 신분 차이로 헤어져야 했던 첫사랑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녀와 위험한 로맨스를 시작한다. 이를 눈치챈 황태자는 격분한 나머지 소피를 칼로 찔러 죽인다. 비탄에 빠진 아이젠하임은 무대 위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일생일대 최고의 환상 마술을 준비한다. 배경과 음악, 마지막 반전이 긴장감을 더하는 수작이라는 평이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나비효과2'는 전편 '나비효과'와 마찬가지로 과거로 돌아가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면 바뀐 과거는 어떤 미래를 불러오는지 추리하는 영화.

주인공 닉은 여자친구 줄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 그러나 회사에서 온 전화를 받고 되돌아가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닉을 제외한 세 명은 즉사하고 만다. 닉은 절망감에 사로잡히지만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려 애쓴다. 어느 날 닉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1년 전으로 되돌아가 있다. 교통사고를 대비한 덕에 줄리와 친구들을 살리지만 그는 또다시 1년 전으로 되돌아가 상황을 바꿔놓는다. 2004년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는 '신개념 스릴러'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그에 비해 '나비효과2'는 같은 설정만 따왔을 뿐 치밀함이나 상상력이 약하다는 평이다.

그 밖에도 한국 스릴러 영화 '뷰티풀 선데이', 숫자 23에 얽힌 살인사건을 다룬 '넘버 23' 등도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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