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구는 오페라의 열기로 뜨겁다. '미스 사이공' 이라는 제목을 언론과 수많은 광고를 통해 들어 봤을 것이다. '한국도 베트남전과 유사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이 뮤지컬을 한국 관객은 특별한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카메론 메킨토시' 경처럼 우린 우리와 닮은 베트남의 모습속의 가슴 진한 사랑을 보고 흥분하고 열광하며 눈물을 흘린다. 미국 군인인 '크리스'와 베트남 여인인 '킴'의 사랑, 종전 후 홀로 남겨진 '킴'과 사이에 태어난 '탐' 그리고 '크리스'와 '엘렌'의 결혼, '킴'과 '엘렌'의 만남 그리고 혼란, '탐'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킴'의 사랑…. 특히 '탐'을 '크리스'에게 보내기 위한 '킴'의 죽음은 많은 면에서 감동을 준다. 우리 어머니의 삶의 모습이 '킴'에게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감동은 전해주는 내용의 진실성과 개인이 가슴 깊숙이 지니고 있는 정서가 만나 하나 될 때 일어난다. 아마도 킴이 보여주는 사랑이 관중 모두의 제 각기 마음속에 전해졌을 것이다. 잡숫고 싶은 것 참고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이 논에 물 들어가는 것처럼 좋아'하던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 어릴 적 가슴속에 녹아 자라난 어른들에게 '미스 사이공'은 더욱 감동적일 것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어머니 뱃속 깊은 곳에서 느끼고 태어나 더욱더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 속을 헤아리게 되고 지난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생각하며 가슴 뭉클해지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국악교육의 모습도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보살핌, 사랑이 필요한 것 같다.
태교음악으로 모차르트의 음악만 들을 것이 아니라 국악도 즐겨 듣고, 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에 다양한 국악 관련 경험을 가지며, 성인이 되어서도 국악을 가까이 하여 그 깊은 맛을 알고 삶이 풍부해질 수 있게 하는 국악교육이 필요하다.
2000년 이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행된 7차 음악과 교육과정 내의 국악이 6차와 비교하여 약 45%로 증대되었다. 2000년의 초등 1학년생이 대학생이 되는 2012년은 약 45%로 증대된 국악교육을 받은 성인이 생겨나는 셈이다. 그간의 교육과 비교해 보면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진정으로 다양한 국악경험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져 본다. 내용에 있어 양적인 증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전해주는 이'가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국악경험을 주고 있는지 말이다.
어머니의 사랑이 태아에서 시작되어 자라나는 매 순간 중요하듯 우리 국악교육의 모습도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매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 국악적 정서를 가진 한국인이 될 것이다. 아울러 판소리 한 가락에 숨결을 느끼고 흥을 느끼며 삶의 희로애락을 국악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탐'을 '크리스'에게 보내기 위한 '킴'의 마음처럼 후세대 국악문화를 위한 국악 교육자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더불어 사회문화적 국악교육 풍토 조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김신표(대구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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