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길은 즐겁다. 도로에 차량들이 물고 물려 거북이걸음을 하더라도 기다리는 부모님 얼굴을 떠올리면 짜증스럽지만은 않다. 마음은 그렇지만 몸은 다르다. 몇 시간씩 운전을 하다보면 어깨, 팔, 다리가 결리고 뻐근하다. 장시간 운전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나쁜 영향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장시간 고정된 자세, 근·골격계 통증 유발
장거리 운전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문제를 일으키고, 모르고 있던 몸의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대부분 자세를 바꾸지 않고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때문이다. 허리나 목의 통증이 가장 흔하며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말초순환장애가 생길 수 있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특정 부위에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거나 사용량이 증가해 문제를 일으킨다. 허리 통증이 대표적이다. 이는 디스크의 문제가 생기거나 근육의 긴장, 인대의 염증 때문이다. 장시간 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경우 추간판 내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는데 만약 수핵을 둘러싼 섬유조직의 일부가 약한 경우 이 부위로 수핵이 삐져나가 추간판 탈출이란 병이 생기기도 한다.
근육의 문제는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허리나 목 뒤쪽의 근육에 주로 무리가 가 발생한다. 자세가 좋지 않으면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근육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오랫동안 한 자세를 유지하면 근육에는 자연히 무리가 되어 근육통이 생길 수밖에 없다.
◆휴식과 스트레칭 필요
장시간 운전에 따른 근육과 골격계통의 문제를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차에서 내려 움직여 줌으로써 허리디스크에 가는 압력을 줄여주는 노력을 하면 도움이 된다. 앉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 아주 올바른 자세라고 해도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거나 혹은 디스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적어도 1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휴게소를 이용하면 되겠다. 하지만 명절 때처럼 차가 밀려 운동하기 어려울 때는 밀린 구간에서나마 잠시라도 의자를 뒤로 젖혀 눕는 동작을 반복해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올바른 운전자세
바른 운전 자세가 중요하다. 바른 자세란 등받이가 110° 정도 젖혀지도록 하고, 허리와 어깨를 펴야 한다. 또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켜 허리에 안정감을 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의자의 높이는 허벅지 뒤쪽과 엉덩이에 압력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의자와 페달과의 거리는 페달을 밟았을 때 다리가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가 적절하다.
한낮에 운전하는 경우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마셔 두는 게 좋다. 그러나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식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밀폐된 공간은 산소 부족을 유발하기 쉽다. 창문을 자주 열어 실내 공기를 바꿔준다. 그리고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선 가족과 재미있는 대화를 하거나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좋겠다.
◇ 스트레칭은 이렇게
스트레칭은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잠시 차를 세워서 몸을 풀어보자. 다음의 스트레칭은 차에서 내리기 어렵다면 정체 구간 차 안에서도 가능하다.
▷오른쪽 손바닥으로 머리 왼쪽 뒤통수를 잡고 45도 오른쪽 앞으로 잡아당겨 멈춘 뒤 5초를 유지한다. 반대쪽으로도 한다.
▷오른쪽 팔꿈치를 90도 굽힌 뒤 왼쪽 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잡고 천천히 왼쪽으로 당겨 5초 동안 유지한다. 반대쪽으로도 한다. 어깨 쪽 팔 근육이 풀린다.
▷양쪽 팔을 높이 뻗은 뒤 한쪽 손으로 반대편 팔꿈치를 잡아 등 쪽으로 잡아당겨 5초 동안 멈춘다. 안쪽 팔이 당겨지고, 옆구리 운동까지 된다.
▷양쪽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발목을 쫙 펼쳤다가 발등 쪽으로 최대한 꺾은 뒤 5초 동안 유지한다.
▷차에서 내려 한쪽 발을 자동차 바퀴 위에 올리고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구부린 다리 쪽에 몸무게를 실어 누르고 반대쪽 다리는 쭉 편다. 이 상태에서 5초 동안 정지한 뒤 반대쪽도 반복한다.
▷배와 허리를 앞으로 쑥 내밀고 허리에 5초 동안 힘을 준다. 척추를 곧게 세우는 운동이다.
사진·정우용기자 vin@msnet.co.kr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영기, 서혜진 남산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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