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휴회'..향후 전망 불투명

입력 2006-12-23 08:24:00

6자회담 무용론 제기..'뉴욕 BDA회의' 주목

지난 18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차기 회의 일정도 구체적으로 잡지 못한 채 22일 종료됐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핵 폐기 이행조치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에서 첨예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일각에서 6자회담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의장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회담의 휴회를 공식 선언했다.

성명은 "각측은 6자회담 관련 상황의 변화와 진전사항을 재검토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한반도 비핵화 달성의 공동목표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각측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조치들과 초기단계에서 각측이 취할 행동에 관해 유익한 논의를 가졌으며 몇가지 새로운 방안들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차기 회담의 구체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종료됨에 따라 회담 재개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11월에도 6자회담 참가국들은 5차 6자회담 1단계 회담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13개월 동안이나 중단됐다.

하지만 북미간 BDA 실무회의를 다음달 중 뉴욕에서 개최하기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 동력은 일단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북미 양측이 4차례 이상 양자회동을 갖고 핵폐기를 위한 '초기단계이행조치'와 상응조치의 내용을 실무적으로 협의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소지도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22일 "이번 회담은 차기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별도의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완전히 철회하고 신뢰가 조성돼 핵위협을 더는 느끼지 않을 때 가서 핵무기 문제는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분리원칙'을 재확인했다.

향후 회담전망에 언급, 그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전환할 의지가 있는가 없는가가 앞으로 회담 전망을 규정하게 되리라고 본다"며 책임을 미국에게 돌린 뒤 "앞으로 미국의 동향을 주시해보겠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데 대해 실망감을 피력하면서도 차기회담 개최와 관련, "우리는 수 주를 말하는 것이지 몇 달을 말하는 게 아니다"고 언급해 수주 내 회담 재개를 희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회담 종료 막판까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초기조치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북한이 선(先) BDA 해결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구체적인 성과 도출에 실패했다.

특히 의장국 중국은 북미 양측은 물론 회담 참가국들과 잇따라 양자회동을 갖고 마지막까지 절충 노력을 벌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다시 한번 중재력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북미 양측은 당초 이 날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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