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변화의 물결은 도시뿐 아니라 농촌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운동처럼 신농촌운동이 중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 대표적 마을인 저장성(浙江省) 펑화(奉化)시 텅터우촌(藤頭村)을 찾았다.
농업면적 742㎡, 311가구, 인구 791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마을 텅터우촌. 하지만 선택받은 농민들의 집단 거주지로 중국 농촌 부흥의 상징적인 곳이다. 지난해 월 평균소득만 1만 5천300위안(한화 199만 원)으로 27년 만에 소득이 100배가량 증가했다.
텅터우 마을 주민들은 행복에 겹다. 도시민들보다 평균소득뿐 아니라 삶의 질도 훨씬 높아 이 마을에 산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이자 부러움의 대상. 10년 전 텅터우 마을 주민인 남편과 결혼해 이곳으로 온 왕춘메이(汪春梅·39) 씨는 "남편의 월 소득이 2만 위안(한화 약 300만 원) 정도로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주변에선 이 마을에 시집오는 걸 큰 행운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마을 곳곳을 둘러보자 1970년대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절로 연상됐다. 한 농촌마을에서 '잘 살아보세!'를 외쳤고,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해 풍요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이 너무나 닮아 있었다.
텅터우촌은 1960년대 가옥수리를 시작으로 농촌 부흥운동을 실천, 지금은 주민 모두가 별장급 개인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부유해졌다.
1970년대 농지개량사업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고, 80년대 농장·화훼단지 조성 및 전문농업 생산, 90년대엔 고수익·고효율을 목표로 한 과학농업 전략을 추구했다. 5년 전부터는 현대 과학영농의 첨병으로 대변신했다. 텅터우 농장에는 전 세계 140여 종의 과일을 기르고 있으며 비닐하우스에는 호박, 오이, 선인장 등 80여 종의 온실채소 및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농장 한쪽엔 식물 연구동을 만들어 작은 병에 딸기, 파인애플 등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종자를 배양하고 있었다.
텅터우 신농촌운동이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다른 점은 경제발전과 자연생태보호를 동시에 일궈왔다는 것이다. 물질과 정신, 농업과 공예품 공업을 동시에 추구하면서도 친생태환경을 잊지 않았다. 텅터우촌의 친생태환경을 보여주는 한 예는 마을 가운데 조성된 광장. 마을주민들과 함께 옥수수 낟알 수십 개를 손 위에 올려두자 비둘기들이 떼지어 몰려와 손바닥 위에 앉아 먹이를 쪼아먹는다. 놀랍기도 했지만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이곳 마을의 생태환경을 보여주는 듯했다. 저녁에 분수쇼가 펼쳐지기도 하며 작은 음악회가 열려 주민들의 흥을 돋우기도 한다.
이 때문에 텅터우촌은 미국 환경단체에서 선정한 '전 세계 생태마을 50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국가급 농업종합개발구(AAAA급)에 지정돼 농촌체험 및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졌다. 1998년 문을 연 텅터우 학생사회실천기지에는 미국·일본 등 국외뿐 아니라 홍콩·타이완·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서 온 학생농촌체험단이 100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닝보 텅터우 집단 유한공사 조우취안(周全) 부주임은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을 비롯, 장쩌민 전 주석, 주룽지 전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방문한 곳"이라며 "이 마을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 농촌발전의 신모델이자 관광 상품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닝보에서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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