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춘년 막바지 결혼 봇물…일주일 몇건씩 청첩장

입력 2006-12-18 09:34:45

3만~5만원은 기본…용돈 모자라 가불도

"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직장인 김모(40) 씨는 최근 아내로부터 "애인이 생겼느냐?"는 황당한 의심을 받았다. 김 씨는 매주 월요일 출근길에 10만 원씩 용돈을 받고 있는데 늘 돈이 모자랐던 것. 하지만 용돈 대부분을 주말 직장 동료, 친지, 친구 등 결혼식 부조금으로 내다보니 '가불'까지 받아야할 정도로 적자에 허덕였다. 김 씨는 "친분에 따라 3만~5만 원 정도 내는데 10, 11월에는 일주일에 몇 건씩 결혼식이 있을 정도였다."며 "각종 경조사비 걱정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결혼 홍수'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가 결혼하면 '100년 해로'한다는 '쌍춘년(병술년)'으로 알려지면서 연말까지 결혼이 봇물을 이루자 직장인들이 경조사비 지출에 허덕이고 있는 것. 한 경찰공무원(43)은 "'결혼 후에는 친분 정도가 축의금을 낸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갈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인데 친하지 않아도 청첩장이 오면 낼 수밖에 없다."며 "다음에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데 얼굴을 붉힐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내년은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정해년)로 소문나면서 결혼에 이어 자녀 출산 광풍도 불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이 뻔한 월급쟁이들은 '결혼축의금'에 이어 자녀 백일, 돌 기념 축하 선물 비용까지 벌써 걱정이다.

공무원 이모(33·수성구 만촌동) 씨는 "올해는 아내 몰래 모았던 비자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경조사비로 다 날렸다."며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을 꺼려하면 도리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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