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속을 걷자" 대구 근교 산책로

입력 2006-12-09 07:46:59

본격적인 겨울날씨가 시작되면서 몸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워지면 게을러지게 마련. 야외활동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주말마다 전국의 유명산을 찾아다니던 '등산마니아'들도 한 두차례 눈꽃여행이나 갈 생각이지만 겨울산을 찾는 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토실토실 뱃살이 잡히기 쉬운 계절이다.

이럴 때는 꾸준히 가벼운 산책과 운동이 좋다. 굳이 전국의 유명산을 찾아 나설 필요는 없다. 집주변과 도심가까이에도 훌륭한 등산로와 산책로가 많다. 운동화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방한복 정도만 걸치면 오케이(O.K).

집주변 등산로가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동쪽으로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팔공산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겨울설경(雪景)과 설화(雪花)는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일대장관이다.

팔공산이 부담스럽다면 대구시민의 '허파'같은 존재로 남아있는 앞산이 어떨까. 가볍게 산책을 할 수도 있고 용두골-산성산(2.8km), 고산골-산성산(3.7km), 산성산 진입로-KT-성북산(3.5km)코스 등 8, 9개의 다양한 등산로를 탈 수도 있다.

가볍게 산책하는데는 집주변 근린공원이나 경북대와 계명대 등 도심에 위치한 대학캠퍼스도 추천할 만하다. 최근들어 각 자치구마다 휴식공간 마련을 위해 산책, 등산로 정비사업을 활발히 펼쳐, 구마다 2~3곳의 등산로가 경쟁적으로 마련돼있다. 앞산과 달성, 두류공원 등 대구의 대표적인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시민들의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며칠만에 날씨가 풀린 지난 6일, 시내공원과 주변등산로는 운동복을 입고 산책나온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주부 최정자씨(55·대구시 남구 대명11동)는 "매주 2~3차례씩 집에서 걸어서 나오는데 겨울들어 자주 나오지는 못했다."면서도 "건강을 지키는데는 가볍게 걷는게 최고"라고 말했다.

대구의 중심지역인 중구에는 변변한 등산로가 없다. 다만 유서깊은 달성공원과 경상감영공원, 국채보상공원 등 대표적인 역사문화공원을 갖고있다.

팔공산을 끼고 있는 동구에서는 팔공산자락에 위치한 봉무공원이 가장 사랑받고 있다. 지난 1992년 23억7천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봉무공원은 만보산책로(7km)를 비롯, 나비생태학습장과 나비표본관 등 테마공원도 함께 갖추고 있는 자연생태공원이다. 공원입구는 마로니에 가로수가 심어진 '팔공로 마로니에 거리'가 조성돼있어 제법 운치가 있다. 수상레저시설까지 갖춘 호숫가에 조성된 산책로에는 연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서구는 등산로가 많은 편은 아니다. 서구의 대표적인 등산로는 '세방골' 정도. 상리동에서 시작되는 와룡산 세방골 코스는 법왕사에서부터 헬기장으로 이어지거나 소망모자원에서 시작해서 달서구 쪽으로 갈 수도 있다.

북구에는 함지공원과 우남지 수변공원 및 금호강변이 있다. 그중 우남지 수변공원은 함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돼있어 평일에도 적잖은 시민들의 발길이 닿고있다. 팔달교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서부터 곧바로 함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15km정도 펼쳐져 있다. 그 밖에는 팔달동에서 검단동까지 금호강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 10Km가 괜찮다. 자전거도로는 침산교에서 다시 신천으로 이어져있는 휴식공간이다.

수성구는 수성못에서 용주봉으로 이어지는 범물등산로가 있지만 '만보산책로'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범물쪽은 올해 수성구청이 4천여만원의 예산으로 등산로를 정비했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않은 탓에 찾는 구민들은 많지않은 편이다.

달서구에서는 '청룡산' 코스가 괜찮다. 와룡산 코스도 있지만 와룡산은 소나무제선충이 번지면서 소나무를 많이 베어낸 탓에 최근들어 청룡산쪽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달비골에서 임휴사와 원기사를 거쳐 청룡산으로 오르는 코스가 가장 좋다. 두류공원에도 1~2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다양한 코스의 산책로가 있다. 특히 두류공원 중앙의 두류산 정상가는 길은 가볍게 트레킹하기 좋은 코스로 정상에서는 맞은 편의 두류타워를 비롯, 대구도심이 다 보인다.

글 서명수기자diderot@msnet.co.kr 사진 이채근기자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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