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창업의 길'…창업시장 현실은?

입력 2006-12-04 09:40:07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전선에 나선 서민들은 업종선택에 고심을 거듭한다. 전문기술이 필요없는 음식점, 소매업 등에 대거 뛰어들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음식점 창업에 몰리지만...

소자본 창업자들이 가장 쉽게 진출하는 분야가 음식업이다. 한해 동안 대구에서 창업하는 소자본 창업자 2만명중 절반 정도가 음식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창업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본사 기획탐사팀이 한국음식업중앙회 대구시지회와 함께 일반음식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년 9천~1만여명이 음식점을 개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1월말까지 음식점을 창업한 이는 9천114명. 지난해 9천752명, 2004년 1만695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음식점이 창업자들의 인기메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창업자중 점포의 자가 소유자는 29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8천822명은 임대였다. 점포 규모는 10평 이내가 전체의 35.5%인 3천239명이고, 11~20평 2천167명(23.8%), 21~30평 1천521명(16.7%), 31~40평 986명(10.8%), 41~50평 481명(5.3%), 51~100평 571명(6.3%), 101평 이상 149명(1.6%)으로 나타났다. 이중 30평 이내 점포가 76%(6927명)를 차지, 소규모 창업이 대부분이었다.

나이별로는 30대가 4천120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고 40대 1천904명(20.9%), 50대 1천591명(17.5%), 20대 1천96명(12%), 60대 이상 231명(2.5%)순이었고 10대도 172명이나 됐다. 남자가 3천295명이었고 여자는 5천819명이었다.

학력별로는 고졸(5천882명·64.5%)이 가장 많았고 대졸(1천633명·18%), 전문대졸(333명·3.7%), 대학원졸(21명·0.2%) 등으로 고학력자도 많았다. 불황, 취업 실패, 구조조정 등으로 젊은 고학력자 음식점 창업에 대거 뛰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서영일 대구시지회 경영지원부장은 "대구의 전체 음식점 3곳중 1곳의 주인이 1년도 안돼 바뀔 정도로 성공하기 힘들고, 과당경쟁을 부추겨 주위 음식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현실은?

창업 경험이 없는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프랜차이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따르면 2005년 국내 프랜차이즈는 모두 2천211개(본점)로 2002년 1천600개보다 39% 증가했다는 것.

가맹점포는 28만4천182개로 2002년 11만9천623곳보다 2.4배로 늘 정도로 확산추세다. 대구 경우 가맹점포 수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1만개 남짓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프랜차이즈가 적정 수익을 보장할까? 본사에서는 한결 같이 성공을 보장한다고 장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자부로부터 제출받은 '2005 프랜차이즈 지역별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가맹본부당 폐점하는 업소 수가 지난해 2.4개였고, 매출액은 2천322만 원으로 전국 평균인 2천334만원에 못 미쳤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지난해 한달 평균 휴일은 1.6일에 그쳤고 하루 평균 영업시간도 14시간에 이르렀다. 17시간 일하는 가맹점도 20.4%나 차지했다. 이렇게 일하는데도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되레 나빠지고 있다는게 가맹점주들의 얘기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경우 업계 관계자들이 잡고 있는 수익 적정점은 평균 1억 원 투자에 월수입(본인 인건비포함) 300만 원 정도.

한 프랜차이즈 본점 대표는 "목돈을 벌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시작하면 기대에 못 미치기 일쑤"라며 "간판만 내주고 관리도 해주지 않는 프랜차이즈가 많기 때문에 먼저 물류체계·교육시스템 구축 등을 살피고 계약서도 꼼꼼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의점과 동네 수퍼는?

한때 24시간 영업으로 각광받던 편의점도 업체가 계속 생겨나면서 과당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2005년말 현재 419개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상권내에 겹치기 창업으로 수익이 갈수록 떨어진다."고 했다.

동네 수퍼의 경우 대형소매점의 등장으로 상권을 빼앗겨 창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1998년 7천191개이던 수퍼마켓은 2001년 6천87개로 줄었고 현재는 5천개 남짓이 있다. 대구 중서부 수퍼마켓협동조합 권영국 상무는 "요즘에는 동네 수퍼라고 해도 깨끗하고 쾌적한 매장환경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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