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 강북보건지소 '방문보건'사업 호응

입력 2006-11-28 09:06:10

#1 15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정자(52·여·북구 국우동) 씨는 남편과 이혼한 후 고달픈 삶에 빠졌다. 개미가 발가락을 물어뜯어도 가만히 쳐다만 봐야할 정도로 무력한 생활 속에서 대인기피증, 우울증이 찾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 씨에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들(?) 덕분에 기초생활수습권자가 되면서 의료급여 2종 혜택도 받게 됐다.

#2 낙상사고로 1급 하지마비를 앓고 있는 김수정(44·여·북구 태전동) 씨는 지난 3월 그곳(?)으로부터 안내문을 한통 받았다. 전화를 걸어 "1급 장애인인데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으니 재활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차츰 회복 기미를 보인 그는 얼마 전 직접 구운 빵과 편지를 그들(?)에게 보냈다.

대구 북구청 강북보건지소의 '방문보건' 사업이 보건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지난해 말 대구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의 '도시형 보건지소' 시범사업을 따낸 지 11개월, 강북주민(24만 명) 10명 중 3명이 혜택을 입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금화(33·여) 씨는 "18개월 된 딸의 예방접종을 하려면 719번 버스를 타고 북구보건소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며 "골다공증, 임산부 육아교실 프로그램도 유익했다."고 말했다.

직원은 불과 15명. 1인 4역을 감당하며 재활보건, 만성질환관리, 여성건강 등 다양한 사업을 열었다. 이는 인근 대학과 학생, 지역 주민·단체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마이화 강북보건지소 방문진료 담당은 "올 초 대구보건대학에 5번 찾아간 끝에 교수, 학생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그들이 더 열성적이다."며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쓰기 시작한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학, 대구과학대학 재활의학과 학생들과 강북봉사대, 복지관 등 36개 유관단체 도우미들이 함께 방문치료에 나서 주민 1만153가구를 직접 찾아갔을 정도로 활발한 상태다.

오서경 북구보건소장은 "북구보건소는 강북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하는 데 힘이 들었지만 시범사업 후 보건에 소외됐던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내년 6월까지 좋은 성과를 내 시범사업이 아닌 정식 보건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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