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경제) 협상능력 기르기

입력 2006-10-31 07:17:39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협상의 기술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실감하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내용에는 협상과 관련된 부분을 찾기가 힘들다. 사설기관에서 리더십교육 등의 이름으로 협상 능력을 길러준다고 광고하지만 이런 기관에서 배우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협상의 기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된다. 그러나 부모들은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지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아이의 성향이 그러려니 하고 치부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에 관해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부모가 이에 대해 지적해주지 않으면 자신의 행동이 나쁜지 좋은지를 깨닫지 못한 채 몸에 배고 만다.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의사에 대해 부모의 허락을 받는다. 자라면서 행동의 많은 부분을 부모에게 제약당해 왔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에 대해 주체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수시로 부딪히는 협상의 장에서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려면 가정의 대화에서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부모는 일단 대화가 일방적이거나 아이들의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처음에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지금까지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갑자기 판단자가 아니라 조언자의 역할을 맡으라고 하면 대단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이들 역시 주체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부모가 이번 주말에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놀이동산에 가기를 원했다고 하자. 이때 아이에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부모나 다른 가족들이 거기에 찬성할 수 있도록 설득하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제안에 관계없이 이번 주말에 할아버지를 보러 가야 하는 상황일 경우에는 부모도 당연히 아이와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아이든 부모든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기를 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도 남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의 협상은 아주 사소한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함께 시장에 가서도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무엇을 사는 것이 좋은지 의논하면서 아이의 의견을 구하는 습관을 서로 들여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 이상으로 논리적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이야기하다 보면 이렇게 생각이 분명한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는가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상대방과 협상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남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것이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 아이들에게 제안하는 의사 결정 방법

아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하는가는 개인마다 다양한 차이를 가지지만 그때그때 달라져서는 곤란하다. 다음과 같은 단계별 접근방법을 거치도록 지도하고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좋다.

1. 목표를 정하고 문제를 명확하게 한다.

2. 정보를 수집한다.

3. 대안을 고려한다.

4. 결론을 검토한다.

5. 의사 결정을 하고 행동한다.

6. 의사 결정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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